대구시장·경북지사 선거 누가 뛰나

1년 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 대구·경북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뒤숭숭한 분위기`다. 보수진영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됐고, 이로 인해 고질적인 계파 갈등만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대구·경북=보수 텃밭`이라는 공식은 무너졌다. 아울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구·경북 특위`까지 설치하면서 지역에 대한 집중 공략을 예고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대구·경북이 위기”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목소리 내고, 지역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분권을 실현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집권당의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에 대한 도전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또 대구·경북에서 외연확장을 노리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도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경북매일신문은 창간을 맞아 대구·경북 발전을 이끌어 낼 경북도지사·대구시장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아울러 경상북도 23개 시·군과 대구 8개 구·군 기초단체장 출마 후보들에 대해서도 알아볼 예정이다.

 

□ 경북지사

한국당, 넘치는 후보군… 강석호·이철우·김광림·최경환 등 거론
바른정당선 권오을·박승호 출마설 솔솔… 민주당은 후보군 물색

경북도지사 선거는 3선 연임 제한으로 불출마하는 김관용 지사의 후임이 누가 되느냐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포스트 김관용`이 되기 위해 다양한 인물들이 출전을 알리거나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경북 지역은 대선에서도 한국당이 크게 앞섰던 곳이다. 이 때문에 한국당의 경북지사 후보군은 넘친다. 우선, 3선의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기업가 출신인 강 의원은 포항시의원과 경북도의원 등 지방자치 경험이 있다. 강 의원은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를 설립해 철도발전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경북발전을 위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이다.

7·3 전당대회 최고위원으로 출마하는 이철우(김천) 의원도 도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국가정보원 출신으로 경북 정무부지사를 지낸 이 의원은 최고위원에 출마해 당선된 뒤, 지방선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선의 김광림(안동) 의원도 후보군 중 한 명이다. 재정경제부 차관을 역임한 김 의원은 사석에서 도지사 출마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지만,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꾸준히 차기 도지사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경산) 의원도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당 내에서 친박 청산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최 의원의 당내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21대 총선보다는 경북도지사로 선회할 수 있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관측이다.

20대 총선 당시 김부겸(대구 수성갑)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패배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경북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경북 영천 출신인 김 전 지사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것도 경북지사 출마를 겨냥한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의 한 의원은 “경북지사 출마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북 행정부지사를 거쳐 행자부 장관을 역임한 박명재(포항 남·울릉) 의원도 경북지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의 주변에서는 출마에 무게를 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박 의원 역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기초단체장 출신들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인물은 남유진 구미시장과 김영석 영천시장이다.

남 시장은 “김 지사가 구미시장 임기를 잘 마치고 도지사가 된 뒤 상당한 업적을 쌓았다”며 “나에게 기회가 된다면 김 지사가 펼쳐놓은 핵심 사업들을 그대로 받아 도정을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 시장은 얼굴을 알리기 위해 경북지역 행사에 참석하는 등 도지사 선거를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마쳤다. 김 시장은 “영천 인구가 10만으로 타 시·군보다 적다”면서도 “이것은 정치인과 행정인들의 구별화·차별화 문제로 개척할 자신이 있다”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외에도 한동수 청송군수, 박보생 김천시장, 최양식 경주시장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박 시장은 도지사보다는 차기 총선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고, 최 시장은 도지사보다는 경주시장 3선 도전으로 선회했다는 말이 지역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야당인 바른정당에서는 지난 경북지사 선거의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했던 권오을 경북도당 위원장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박 전 시장은 일부 측근들 사이에서 포항시장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행정안전부 차관을 지낸 이삼걸 전 차관과 오중기 경북도당 위원장, 허대만 포항남·울릉 위원장, 김영태(상주·군위·의성·청송) 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게 여당 내 분위기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경북지사 선거에 출마할 후보군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대구시장

한국당 `2선 도전` 권 시장 대항마로 김문수·김상훈 등 물망 올라
민주당 유력후보 김부겸 부상… 바른정당선 주호영·유승민 카드

대구시장 선거는 현직인 자유한국당 소속 권영진 시장의 재선 여부와 당내 경선이 주요 관심사다. 여기에 집권당인 민주당의 집요한 도전과 바른정당, 국민의당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공천은 권영진 시장의 재선도전이 확실시 되고 있다. 대항마로는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과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김문수 수성갑 당협위원장, 이진훈 수성구청장, 이재만 전 동구청장(동구을 당협위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3년 동안 무리없이 시정을 이끌어온데다, 최근 대구공항 통합이전과 물산업클러스터 유치 및 대구 미래형 전기자동차 시장 개척 등으로 대구시에 활력을 불러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지역 정가는 권 시장의 재선 도전에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대항마는 존재한다. 권 시장과 친분이 두터운 재선의 김상훈 의원이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초선인 정태옥(북구갑)·곽대훈(달서갑) 의원 등도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울러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한국당 내 대구시장 교체론이 확산되면, 당내 경선에 도전할 수 있는 유력 인사 중 한 명이라는 여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북 의성이 고향인 우 교육감이 경북도지사로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또 김문수 수성갑 당협위원장은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대구시장에 나설 경우 가장 강력한 대항마라는 평가가 있다. 김 지사는 출향인사를 중심으로 경북도지사 출마 권유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외인사로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대구시장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으며, 이진훈 대구 수성구청장도 대구공항 통합 이전을 두고 권 시장과 대립각을 세우며 시장출마자 명단에 꾸준히 거론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임명된 김부겸 장관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과 홍의락(대구 북구을) 의원, 임대윤 대구시당위원장 등이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

김 장관은 일부에서 행자부 장관으로 차출됐기 때문에 대구시장 출마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오히려 장관 경력이 대구시장 선거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대구시장 선거에서 권 시장과의 표차이가 적었던 점 등이 부각되면서 민주당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최근 SNS에서는 `나와 김부겸·파란대구`라는 이름으로 김 장관을 사랑하는 일부 팬이 시민 1만여 명을 모아 시장후보로 만들자는 자발적 모임과 활동을 벌이는 등 출마를 종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은 김 장관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집권당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라는 반응이다. 이외에도 홍의락 의원과 임대윤 대구시장위원장, 이승천 씨 등도 거론되고 있다.

바른정당은 일찌감치 윤순영 중구청장이 대구시장 후보로 강한 의지를 내보이며 창당발기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또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장관이나 국회의원 출신을 후보로 내세우면 대구에서 당의 사활이 걸린 만큼, 원내표인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과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도 나설 수 있다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국민의당은 한국당을 탈당한 배영식 전 의원이 일찌감치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는 상황이며, 사공정규 시당위원장도 자천타천으로 대구시장 출마 예정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당내외 반응이다.

/김영태·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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