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 식

강원산업 봉강공장 사내들

기름때 절어 광택 없는

낡아도 빛나는 안전화

고흐의 낡은 구두는 수십 억 나가는데

청춘을 자식을

남겨둔 부모 가슴 다독이며

시뻘건 쇳물 타넘는 그들의 워커가

빛나던 그 시대

봉강공장 노동자들의 안전화를 모티브로 그들의 빛나는 노동의 가치 혹은 묵묵히 한 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정신을 그려내는 시다. 고흐의 구두는 빛나는 예술적 가치를 품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볼품없는 안전화는 재해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주고 그들 청춘의 진액이 녹아있고 자식과 부모의 생계와 함께하는 빛나는 거룩한 구두가 아닐 수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