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야3당이 한목소리로 국민이 원하는 협치를 위해 그토록 간절히 요청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후보자 임명을 강행했다”며 “이에 한국당은 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의 2016년 9월 4일 자 논평을 되돌려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대변인은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모욕한 문 대통령의 탈법적 장관 임명. 귀 닫고 눈감은 문 대통령의 불통 행보가 갈수록 접입가경”이라며 “청와대는 오늘 강 후보자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논평에서 대통령과 당, 그리고 장관 이름만 바꿔 발표한 것으로, 오타를 낸 `접입가경`(점입가경의 잘못)조차 그대로 썼다. 민주당의 지난해 9월 4일 논평은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모욕한 박근혜 대통령의 탈법적 장관 임명, 귀 닫고 눈감은 박 대통령의 불통 행보가 갈수록 접입가경”이라며 “청와대는 오늘 조윤선·김재수·조경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박 대통령이 전자 결재로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했다.
이후 해프닝으로 끝날듯 했던 `접입가경`이 또 다시 논평에 등장했다.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철우 의원의 `문재인 대통령 탄핵 암시`발언에 대해 “한 달 갓 넘은 문재인 정부 흔들기로 반사이익을 보려는 엉터리 정치는 통하지 않는다”며 “자유한국당 소속 정치인들의 막말과 막가파식 행동이 `접입가경`”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불과 1년전 야당이 썼던 논평을 그대로 써도 될 정도라니 우리 정치판 행태가 걱정스럽다. 잘잘못을 떠나 소통·협치의 정신이 아쉬운 때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