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석<bR>영천시장
▲ 김영석 영천시장

올해 6월은 유난히 힘들다. 가뭄, 우박에 이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재발까지 겹치면서 지역 농업인들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 전통시장에 나가보면 닭을 찾아볼 수가 없다. 가금 판매금지 조치로 상인과 공급농가는 사료값도 감당하기 힘들어 생계가 막막하다. 그런데도 이들이 전통시장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퍼뜨린 AI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AI로 인해 살처분된 가금류는 전국 1억7천800만 마리의 21%에 해당하는 3천800만 마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북도는 “방역은 매우 지나치게, 대응은 매우 빠르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3개 시·군이 똘똘 뭉쳐 발생지역 가금산물 반입금지, 가금농장 전담공무원 지정·예찰, 취약지역 특별방역관리, 소규모 농가 예방적 도태 등 선제적 방역대책을 충실히 시행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AI 청정지역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 시는 지난 4월 28일 제55회 경북도민체육대회를 앞두고 AI가 발생할 경우 1년간 준비한 도민체전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축산농가, 공무원, 유관기관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AI를 차단했고, `블랙이글스 공연` 등을 펼쳐 역대 어느 대회보다 성공적인 도민체전을 치를 수 있었다. AI 차단방역이 도민화합의 장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된 셈이다.

앞으로 정부는 AI 국내 토착화에 대비해 가축전염병 발생을 사전 차단할 수 있는 근원적인 방역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첫째, 현재 진행 중인 `첨단 무인 거점소독시설`을 전국 시군구 단위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설치해 연중 24시간 축산차량 소독을 실시하는 등 차량을 통한 질병 전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축산 현장 중심의 `공수의 진료서비스`를 통해 가축질병 조기 진단과 전문적인 사양·질병관리가 이뤄진다면 농가소득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가축, 사료, 분뇨, 계란 등 모든 이동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데이터베이스(DB)화 시킨 `가금 농장이력제` 도입이 필요하다. 농장별 방역시설, 축사시설, 근로자 정보 등 기본 정보와 판매자, 구입처, 사료 및 약품거래처 등 관련 자료는 질병 발생 시 신속한 초동방역을 실시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위와 같이 자동화된 무인 거점소독시설, 전문가 예찰 및 수의 진료 서비스와 가금 농장이력제 도입을 통해 축산농가가 질병 걱정 없이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