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 문 재

너는 안 돼,

나는 그 거리를 받아들일 수 없어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몸부림친다

동백꽃에서 패랭이꽃까지

가로수에서 산마루까지

집 현관문에서 작업장까지

나이테처럼 새겨져 있는 내 몸속의

아득한 거리

교도소의 사이렌 소리처럼 떠오를

때마다

나는 기침을 그치지 못한다

세상이 수월히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에 맞닥뜨릴 때가 있다. 거절과 배제의 쓰라린 아픔을 견디는 것에서 시인은 더 나아가 극복하고 이겨내기 위해 기침을 한다. 기침을 하며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가치와 의미를 가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주변이라고 여기고 있는 거리에 불을 붙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인식에 깊이 동의하고 싶다. 자기 자신이 세상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삶의 자세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