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신

아버지는 물결에 흠이라도 날까 어루만지듯

곱게도 물을 떠서 낯을 씻는다

물낯이 아버지의 낯을 그대로 닮는다

얼굴 세 번 닦고 오른손으로 앞뒷목을

두 번 쓸어내는

아버지, 그 세수법을 나는 안다

사소한 일상의 일들을 모티브로 삼아 쓴 이 시에서 우리는 시인의 따스하고 긍정적인 생의 자세를 발견할 수 있다. 할아버지 적부터 아버지, 자신에게 이어지는 사소한 몸짓인 세수법을 소개하면서 가계에 이어지는 지울 수 없는 유전의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가만히 미소 지어 보는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