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경 조

땅거미 지는 섬진강 따라

쌍계사 십 리 벚꽃 길

가지마다 층층

그 꽃그늘 아래 퍼질고 앉아

펑 펑 울고 싶은 봄날

옥색 저고리 다려 입고

꽃놀이 한번 가고 싶다던

당신, 어디 있나요

경남 하동군 지리산 자락의 화개장터에서부터 시작되어 위쪽 쌍계사까지 펼쳐지는 십 리 벚꽃길이 있다. 시인은 이 벚꽃 터널을 걸으며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고 있다. 살아생전 옥색 저고리 곱게 다려 입고 봄꽃놀이 한 번 가시고 싶어 하시던 어머니, 어쩌랴. 이미 이 땅에서 뵐 수 없는 가슴 아픈 마음을 그리고 있다. 쓸쓸히 지는 꽃잎으로 떨어져 가신 어머니가 그립고, 가슴 아픈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