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왕경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인 경주시가 경주읍성 복원사업에 나선다고 한다. 국비 423억원을 포함 605억원을 투입하는 경주 읍성복원 사업은 2030년에는 옛 모습을 찾는다고 한다. 월성이 신라 천년을 상징하는 유적이라면 읍성은 신라 이후 천년을 상징하는 유적으로 보면 된다.

사적 제 96호로 지적된 경주읍성은 경주시 북부동과 동부동 일대에 위치한 지방 읍성이다. 고려 현종 3년(1012년)에 축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임진왜란 때 불에 타 허물어진 것을 조선 영조 22년(1746년)에 개축됐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성의 둘레가 2.3㎞에 달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 무작위적인 파괴와 근대의 도시개발로 옛 모습이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읍성은 군이나 현의 주민을 보호하고 군사적, 행정적 기능 함께 하는 성이다. 경주는 통일신라시대 이후 지방 통치의 중심이었으니 읍성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주시는 현재 진행 중인 신라 왕경 복원사업과 함께 경주읍성 복원사업이 완료되면 경주는 신라부터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역사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좀 더 실감 나는 역사의 현장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경주는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 현장이다. 신라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문화의 보고이다. 불국사 다보탑, 석굴암 등 국보급 문화재와 보물 등 수백 점의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특히 경주문화재에 속한 불국사 등 많은 유산은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세계적 명성의 문화유적지이다.

문화유산의 도시이면서 경주는 관광지로서도 매력이 큰 곳임에도 불구하고 문화관광 도시로서 기능적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많을 것이다. 예산의 문제를 수반하기도 하나 체계적인 문화재 관리정책의 부재에도 원인이 있다고 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경주의 문화재 관리에 대한 보다 진지한 연구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 때마침 신라 왕경과 함께 경주읍성 복원사업이 진행된다고 하니 문화도시로서 기능과 관광지로서 명예를 회복했으면 한다.

일본의 `교토`나 스페인의 `톨레도` 같은 도시들도 경주와 같은 고도이지만 체계적인 관리로 경제와 문화, 관광 명승지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경주는 다른 도시와 달리 역사문화도시로서 기능에 초점을 두고 많은 행정력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만 차별성 있고 이색 있는 도시로서 성장할 수 있다.

왕경과 읍성의 복원 사업을 계기로 경주가 세계적 관광지로 변모하는 동력이 생겼으면 한다. 이것은 경주를 자주 찾는 대구·경북인 모두의 바람이며 자존심을 살리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