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건에 4건… OECD 평균 4배

한국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거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 한국 중소기업이 신청한 대출 10건 가운데 4건꼴로 거부돼 OECD 평균보다 4배가량 높았다.

중소기업 전문가는 스타트업(신생기업) 등 창업 초기 중소기업이 대출 거부를 당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정책 자금 등을 확대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8일 OECD가 지난달 펴낸 `중소기업 및 기업가 융자 2017`(Financing SMEs and Entrepreneurs 2017) 보고서를 보면 2015년 OECD 회원국 및 주요국 24개국 가운데 한국의 중소기업 대출 거부율이 40.9%로 가장 높았다. 같은 해 OECD 평균은 한국의 4분의 1인 10.2%에 불과했다.

한국에 이어 세르비아(27.9%), 말레이시아(24.0%), 그리스(19.9%), 네덜란드(19.2%), 영국(19.1%) 순으로 거부율이 높게 조사됐다.

한국과 비교해 선진국은 중소기업이 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했다가 퇴짜 맞는 비율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가 3.0%로 가장 낮았고, 오스트리아(5.5%), 벨기에(5.7%), 이탈리아(6.1%), 캐나다(7.0%), 프랑스(7.6%), 포르투갈(8.7%)도 10%를 넘지 않았다.

한국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거부율은 가장 낮은 핀란드의 13.6배나 됐다.

한국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비교 기간 내내 대출 거부율이 39.8~48.7%를 오가며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2014년 46.7%에 달했던 대출 거부율은 2015년 40.9%로 5.8%포인트 하락했다.

24개 조사대상국 전체 평균 대출 거부율은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6.8%까지 올라갔으나 2013~2015년 10~11%로 낮아졌다.

OECD는 이 보고서에서 “높은 대출 거부율은 대출 조건이 맞지 않거나 대출 신용도가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대출 수요가 충족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OECD는 대출 거부율에는 실제 대출이 필요하지만, 금융기관에서 거절당할 걱정 때문에 대출 신청을 하지 않은 중소기업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 등 금융기관은 부실 대출 우려로 중소기업 대출을 망설인다”면서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 등의 보증제도와 연계해 중소기업 신용대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위원은 이어 “대출 거부율이 높으면 특히 스타트업이나 연구·개발(R&D) 중심 중소기업이 매출이나 이익 등의 성과가 없어서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런 기업에 성장 단계별로 정책 자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