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1인당 지역내 총생산이 2008년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좀처럼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16개 광역단체 중 꼴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단체장들의 수많은 노력에도 아직 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최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대구·경북지역 산업클러스터 문제점과 시사점`에서 지적한 우리지역 산업클러스터 노후화 문제는 여러 측면에서 귀담아들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아는 문제라고 가볍게 넘어가야 할 일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발빠른 대응이야 말로 지역경제를 지키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본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은 착공 후 20년이 지난 노후 산업단지가 모두 74개에 달한다. 이는 지역산단 164개의 44.3%로 거의 절반에 가깝고, 전국 평균 35.9%에 비해서도 높아 우리지역 산업단지의 노후화 진행속도가 매우 빠름을 짐작케 한다. 특히 대구경북은 구미와 대구성서, 경산 1 등 3개 단지를 핵심거점으로 대경권 광역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으나 후속투자 부진으로 핵심 산단의 경쟁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3개 핵심 거점산단은 대구·경북산업단지내에서 생산 58.1%, 수출 72.8%, 고용 52.7%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의 경우는 노후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 대상으로 지정되고도 추진 속도가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해 경쟁력을 잃고 있다. 또 구미국가산단은 전기·전자 연구개발 인력비중이 1.9% 밖에 안 된다. 전국 평균치 6.3%에도 미치지 못하다는 것은 전기전자 특화단지로서 특색을 사실상 잃고 있다는 의미다. 성서산단도 자체연구소 마련과 R&D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경북산단들은 우수한 인재를 불러들이는 정주 여건에 대한 투자도 미흡하다. 특히 대중교통이나 교육, 의료 등 생산을 지원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 지역 내 중소기업들이 적시에 우수한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경북의 산업구조는 소기업, 소상공인이 97%를 차지하는 등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이 대부분이다. 기계, 자동차부품, 섬유 등 몇개 업종의 제조업이 있으나 산업적 연관성으로 외풍에 강하지 못한 취약점이 있다. 우리지역에 대기업 유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기존의 강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오히려 우리 현실에 주효하다고 본다. 이것이 대구·경북의 경제를 지키는 주요 수단이 된다는 것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대구·경북 산업의 거점이 되는 지역산단의 경쟁력 강화에 행정당국의 전력투구가 필요하다. 도시재생이 연계된 종합 리뉴얼 전략으로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회복시켜가야 한다는 한은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