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노후화·정주여건 미흡
경쟁력 약해 경제효과 미미
韓銀 “리뉴얼 전략 시급”

대구·경북지역 산업클러스터가 산업단지 노후화, 정주 여건 미흡 등으로 인해 경쟁력이 취약해 집적(cluster) 경제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23일 `대구·경북지역 산업클러스터 문제점과 시사점` 자료를 통해 지역 산업클러스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역 산업클러스터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요인은 산업단지 노후화와 정주 여건 미흡, 연구개발 인력 및 투자 부족, 기업·산업간 연결성 부족, 산·학·연 거버넌스 체계의 미확립, 산업인프라 미비 등에 기인한다.

산업단지의 경우 대구·경북에는 착공 후 20년이 지난 노후 산업단지가 74개로 지역 산업단지(167개)의 44.3%를 차지해 전국(35.9%)보다 노후화 진행 정도가 높다.

이는 지역 산업단지 생산액의 88.1%를 차지하는 노후산단에 대한 국가 및 지자체의 후속투자가 불충분한 데다가 구미국가산업단지 등 노후 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 대상으로 지정되고도 추진속도는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하며 지역의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주 여건의 경우 우수한 인재를 불러들이는 중요한 요건인데도 불구하고 각 지자체마다 주로 산업단지의 생산을 지원하는 기능을 우선시해 환경과 대중교통, 교육, 의료 등을 소홀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후 산업단지의 리모델링 사업도 정주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개발 인력 및 투자에서는 구미국가산단의 주력업종인 전기·전자의 연구개발 인력비중은 1.9%로 전국평균(6.3%)에 미치지 못하고 대구·경북 3대 핵심거점단지의 하나인 성서산단도 자체 연구소 마련과 R&D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업·산업간 연결성에서는 대부분 대기업-중소기업 간 하청거래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화두인 제조업·서비스업 간 융합을 위한 토대로서 중간재형 서비스업의 역할이 미미한 실정이다.

산업 인프라는 컨테이너 물동량 비중이 높은 부산항과 120㎞ 이상 떨어져 있고 지역 주력산업인 ICT 및 기계류 제품은 주로 인천공항을 통해 수출하는 등 항만·공항 접근성 부족으로 인한 경쟁력에서도 불리하다.

이로 인해 2005년 산업단지 클러스터사업 발전전략에서 출발해 구미, 대구 성서, 경산1 산업단지를 3개 핵심거점으로 삼아 현재까지 발전해 온 지역의 산업클러스터의 위상은 점차 잃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기업과 산업의 역량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혁신 및 도시 재생을 선도하면서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이루는 토대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클러스터 및 도시 재생이 연계된 종합 리뉴얼 전략 추진, 산업클러스터의 지역 자생력 확보를 위한 연결성 강화, 통합적 거버넌스 체계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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