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한발 물러서

천주교대구대교구가 대구시립희망원 사건과 관련해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 척결 대책위원회(이하 희망원대책위)와 `희망원 사태에 관한 조치계획서`를 작성해 이행키로 했다.

23일 희망원 대책위 등에 따르면, 대구대교구는 지난달 29일 원장을 포함한 희망원 간부급 직원 23명의 사표를 지난 12일까지 받기로 약속했었으나 부당해고를 이유로 팀장급 간부 11명의 사표 수리를 철회했었다. 이에 희망원대책위는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은 대구대교구를 향해 반발하며, 지난 21일부터 교구청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대구대교구도 희망원대책위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면서 직원과 신도를 비롯해 경찰까지 동원하는 등 강하게 대응했고 농성 과정에서 일어난 충돌로 희망원대책위 측의 관계자 한 명이 다리 부상으로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틀 동안 이어지던 대치상황은 지난 22일 오후부터 열린 면담으로 한층 완화됐고, 이어 23일 오전 3시께 상호 간의 합의점을 찾았다. 대구대교구는 24일까지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11명 중 집안 형편 등의 이유로 3명을 제외한 8명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하고, 대치 과정에서 발생한 물품 파손 등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희망원대책위는 “처음 합의안대로 이행되진 않았으나 대구대교구의 미흡했던 대처에 변화는 있었다”며 “희망원 사태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는지 지켜보면서 남은 부역자의 처벌에 대해서도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전재용기자

    전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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