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27일 김행숙 시인 초청 특강

▲ 김행숙 시인

“돌아서는 순간, 그러나

내가 너와 반대 방향으로 계속 걸어갈 수 있을까

너의 등을 볼 수 없는 세계로 발을 떼는 순간, 눈앞에는 아직까지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던 것들로만 이루어진 세상,

(-중략-)

거대한 혹처럼 태양을 등지고 네가 내 앞에서 걸어오고 있다, 내 앞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바로 너라고 생각하며 나는 똑 바로 걸어가고 있다

거대한 화농이 터진 듯이 이 세상은 무섭도록 아름답다”(김행숙 시` 그러나` 부분)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운영하는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은 오는 27일 오후 2시 30분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영상실에서 김행숙시인 초청 특강을 연다.

경주와 인근 주민들과 동리목월문예창작학생들을 대상으로 감각적 표현을 통해 개성 있는 사유를 전개해온 김행숙 시인을 직접 만나 새로운 시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다.

김행숙(47) 시인은 서울 출신으로 199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뒤 `한국 시단의 뉴 웨이브``생명과 호흡하는 시인`이라는 평을 받으며 `사춘기`, `이별의 능력`,`타인의 의미`, `에코의 초상`등의 시집을 펴냈다. 노작문학상, 전봉건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강남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후영 평론가는 김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해 “너무나 강렬해서 시집을 읽고 있는 순간 자체를 잊을때가 있다. 비밀히 감춰진 시의 숲 속을 거닐 때의 황홀함, 막 싹이 돋기 시작한 숲속의 생명체를 행여 밟을까, 혹은 무심히 지나치지 않을까 조마조마 하면서 통과한 후 뒤돌아 봤을 때 그 품의 위대함, 가로수에 대한 관심을 시로 승화시키고 그 시는 산문을 낳고, 또한 작은 식물에까지 관심을 옮겨가며 생명과 호흡하는 시인이다. 시인은 사물을 둥글게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 동그라미 안에 시인의 시들이 살아가고 있다”라고 평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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