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새 정부 인선에 대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고시출신 관료나 주류 학자들이 입각하던 과거와 달리 상당수 인사들의 출신과 성장배경, 경력 등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호남·충청 출신이 약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토종 지역인사들이 제외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TK 소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교부장관에 내정된 강경화 후보자의 경우, 외교부 내 주류와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로서 `유리천장`을 뚫는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 기대된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인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고졸신화`를 써내려 간 인물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에 내정된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주류와는 거리가 멀다.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로 언론사 사주 출신인 홍석현 한국신문협회 고문을 임명한 것도 이례적이다. `파격`의 연속이라 할 수 있는 일련의 인사에는 관료사회를 과감하게 개혁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지금까지 발표된 주요 인사 대부분이 서울과 호남, 충청 출신 인사다. 21일 발표된 청와대 내각 인사에서도 TK 출신 인사들을 찾아볼 수 없다. 김동연 후보자는 전남 광주 출신이며,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임명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는 전남 나주 출신이다. 또 강경화 후보자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의 고향은 서울이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제주 출신이다. 이밖에 이금로 법무부 차관과 봉욱 대검 차장, 김형연 법무비서관은 각각 충남 괴산과 서울, 인천 출신이다.

일부 연고가 불분명한 대구·경북 인사가 발탁되긴 했지만, 지역성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누락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TK 소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구미), 김수현 사회수석(영덕) 등은 지역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토종TK`가 아니라, `서울TK`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대구와 경북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지역인사들의 등용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김천 출신의 기획재정부 송언석 차관과 대구 출신의 기획재정부 구윤철 예산총괄심의관, 안동 출신으로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이삼걸 전 행안부 차관 등의 발탁 여부가 주목된다. 원내에서는 김부겸(경북 상주), 권칠승(경북 영천), 전혜숙(경북 칠곡)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민들은 대선 기간에 대구를 찾은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힘주어 말했던 “제3기 민주정부 정책 추진에 대구·경북 인재를 반드시 참여시키겠다”는 발언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TK 지역민들이 흔쾌히 공감할 수 있는 탕평인사가 펼쳐짐으로써 소외감을 불식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