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각료인사에서 `유리천장`을 깼다고 해 화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특보를 외교부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최초의 여성 외교부 국장을 지냈고, 한국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유엔 고위직을 역임한 강 장관 후보자는 비외무고시 출신이자 비(非)북미라인으로서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외교부장관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가뜩이나 배타적인 조직문화로 유명한 외교부가 큰 충격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1호 여성 헬기조종사로서 부당전역 소송 끝에 복직을 이뤄낸 피우진 예비역 육군중령을 최초의 여성 보훈처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유리천장`이란 말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제용어에서 비롯됐다. 남성에 못지않은 능력과 자격을 갖추었음에도 조직 내에 관행과 문화처럼 굳어진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차단되는 상황을 표현한 말로 쓰인 것이다. 그러다가 여성뿐 아니라 소수민족 출신자들의 상황에까지 확대해 사용하게 됐다. 이 용어는 1979년 미국의 경제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여성 승진의 어려움을 다룬 기사에 처음 사용했다. 이를 계기로 1991년 미국 정부는 성차별을 해소하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제도적으로 독려하기 위해 유리천장위원회(The Federal Glass Ceiling Commission)를 만든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유리천장 깨기는 조현옥 인사수석 임명에서부터 시작됐다. 조 수석은 한국여성개발연구원과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 시민단체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등을 역임해 `여성정책전문가`로 불리는 인사로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는 인사 디자인을 실현해주길 기대하며 발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경력단절여성(경단녀) 지원의 내실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문재인 정부 치하에서 `유리천장`이 어디까지 깨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흥미로운 관심사가 될 것 같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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