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방 희

어떤 의자는 너무 커서 앉기에 너무 커서

의자에 앉는 사람을 파묻어 버리거나

제 위에 앉는 사람을 자기 위(胃)로 먹어버린다

시방도 어떤 이가 좋아라, 해롱대며

깜냥 안 맞는 자리에 겁 없이 올라가서

세상에! 가엾게끔 목 내놓고 앉았네

세상의 풍조를 비판하는 세태 풍자시다. 너무 큰 의자는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자리를 일컫는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자리에 앉아 으스대고 있는가. 그 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굽실거리고 아첨하는 데 취해서 제 목을 노리고 다가오는 올가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시인의 현실인식을 직접적으로 펴 보인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