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재수(再修)에 성공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문 대통령은 4년여 만에 대통령에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다. 비록 대통령 도전에 한 번의 쓴맛을 보았으나 그 경험이 재도전에 힘이 된 사례를 입증했다.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준비된 대통령의 이미지가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19대 대선에서 패한 주요 정당 후보들의 정치 재개 움직임이 뉴스에 포착되고 있다. 과거 대선에서 패했던 후보들과는 달리 그들의 정치 재개가 신속하게 이뤄져 주목을 받는다. 재수에 성공한 문 대통령을 `벤치마킹`한다는 말도 나온다. 재수 성공을 겨냥한 잰걸음으로 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1992년 대선에서 패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건너갔다. 1년 이상 은둔 생활을 보내고 정계에 복귀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비슷했다. 1997년 대선에서 패하고 9개월 뒤에 당 총재에 복귀한다. 은퇴나 은둔생활을 했던 과거 후보들과는 달리 이번 대선 패배 후보들은 빠르게 정치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한 달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국했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미국에 머물면서도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현안에 대한 그의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신보수주의 이념으로 당을 새롭게 하겠다”는 정치적 포부와 함께 친박 세력에 대해서는 `바퀴벌레`라는 표현을 써가며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을 깨고 정치일선에 바로 복귀했다. 18일에는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다음 주부터 전국을 돌며 낙선인사도 벌인다고 한다. 바른정당 후보 유승민 의원도 잰걸음이다. 전국 순회와 강연 준비에 바쁘다고 한다. 낙선후보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뉴스 소비속도가 빨라진 정치 분위기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또 보스 중심의 과거 정치와 다른 시대상을 반영했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란 말이 대변하듯 정치인의 속셈을 누가 알 것인가.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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