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 등 각종 이벤트로 가족과 함께하는 날이 많아 가정의 달이라 한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의미 있는 달이기도 하다. 가족은 우리 사회 구성의 기본 공동체다. 건강한 가족이 많아야 우리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게 된다.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우리 사회가 과연 건강한 가족관계를 구성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

5월은 가정의 달이지만 계절의 여왕답게 일반의 혼사도 많다. 덩달아 가족과 보내야 할 주말의 소중한 시간이 예식장 방문 등으로 허비되는 일도 잦다. 과연 우리의 예식문화는 이대로 좋은지, 개선할 방법은 없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구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해부터 캠페인을 벌여 왔던 `작은 결혼식` 행사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하중도 청보리 밭에서 `작지만 특별한 결혼식`을 올린 한 쌍의 부부를 지원했다. 결혼식의 허례허식을 없애고 합리적인 결혼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작은 결혼식`은 예식 비용은 줄이고 의미는 살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실속 있고 합리적인 결혼문화 조성으로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혼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힘든 관문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 가운데는 설렘과 기대보다는 고민과 갈등을 겪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한다. 과도한 신혼살림 준비와 예식비용 등으로 막상 결혼을 앞두고 고민에 빠지게 되는 케이스 등을 말한다. 이 때문에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결혼을 미루게 되면서 우리 사회는 심각한 저출산의 문제도 직면하게 된다. 결혼은 당사자 둘만의 문제가 아니고 양가의 문제다. 결혼 비용의 문제로 양방 간에 상처를 입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런 허례적인 일로 행복해야 할 결혼 생활이 힘들고 고단스러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구시가 벌이는 `작은 결혼식`은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소해 보자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관습이 한꺼번에 바뀌지는 않겠으나 계몽을 통한 노력으로 조금씩 바뀌어 간다면 정말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건전한 가정을 양산하는 결과로 보답 받게 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작은 결혼식`을 통해 예식 장소를 지원하고 하객의 의자 배치, 꽃길, 음향장비 등의 설치를 지원한다고 한다. 또 결혼방식도 기존의 결혼식과 달리 느긋하면서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한다. 결혼식이 꼭 거창하고 하객이 많아야 할 이유는 없다. 가족단위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 신혼부부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다면 혼례의 의미는 충분히 살렸다고 본다. 건전한 예식 문화를 생각해 보는 가정의 달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