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일반
세상 바꿀 듯하던, 김영란법 안 보인다시행 8개월째 대구경찰청에 신고 건수 `전무`
최순실게이트로 의식마저 느슨 `사문화` 위기
국회엔 개정안 11건 계류 중… 보완대책 시급
박동혁·전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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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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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사실상 사문화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영란법은 지난해 9월 28일 시행돼 약 8개월의 시간이 지났으나 전국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375건(3월 기준)이며, 이 가운데 수사 대상인 서면신고는 24건에 불과하다.

대구지방경찰청의 경우 지난 4월 말까지 김영란법 관련 신고가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고 있다.

김영란법 위반과 관련해 문의 전화만 간간이 들어오는 실정이다.

이처럼 신고 접수가 저조한데에는 까다로운 신고 절차와 위반 사항을 적발하거나 처벌하기 어려운 현실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 초기에는 이른바 `란파라치(김영란법+파파라치)`가 성행할 정도로 철저한 감시가 이뤄졌다.

그러나 강력한 추진의지와 함께 법 시행에 결정적 역할을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탄핵과 인신구속되는 사태를 초래함으로써 스스로 김영란법의 입법 취지를 가장 크게 훼손한 결과를 낳게 됐다.

지난해 법 시행 초기 당시 정부의 서슬퍼런 처벌 의지에 바싹 긴장했던 공직자, 기업인 등 이해관계자들의 법 준수 의지도 이미 느슨해진지 오래다. 지자체 등 관공서 주변 고급식당들이 지난해 후반기 극도의 영업피해를 호소했지만 최근 매출이 과거 수준 가까이 회복하고 있는 추세는 이 같은 실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18일 포항시청 근처의 한 일식점 대표는 “불황의 영향으로 만족스러울 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매상이 법 시행 이전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다”면서 “공무원들도 한동안 저녁 술자리 기피현상이 심각했지만 이젠 별로 주변을 덜 의식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영란법의 권위가 실추되고 점차 사문화되고 있는데 반해 정작 서민들의 삶에는 여전히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스승의 날에는 학생들이 가르침을 전한 은사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 됐고 전국의 김영란법 적용대상자 400여만 명은 경조사 준비 시 지인에게 알리는 것조차 주변 눈치를 살펴야하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이 같은 법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한도액 상향 조정을 골자로 주장한 이른바 `텐·텐·파이브`(식사 10만 원·선물 10만 원·경조사비 5만 원)가 상당수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끌어낸 바 있다.

앞서 농어업인들이 받고 있는 타격을 줄이기 위해 명절에는 농축수산물 및 가공품의 품목을 선물금액 제한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내용으로 제출된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의 개정안을 포함, 모두 11건의 김영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법 개정을 요구하는 측은 부패 없는 청렴한 세상을 만들자는 입법 취지는 존중하지만 엄격한 규제로 여러 부작용이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에서 반드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의 한 공무원은 “대구 지역은 타 지역보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아 김영란법에 따른 경제위축의 여파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며 “김영란법 시행 후 과도한 경조사 비용지출 문제 등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이와 못지않게 부정적인 측면도 상당해 현실적인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동혁·전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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