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임을 위한 행진곡`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등록일 2017.05.18   게재일 2017.05.19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닙니다.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의 정신, 그 자체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지키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것입니다. 오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은 그동안 상처받은 광주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80년대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현장에서 가장 많이 불려지던 민중가요다. 1981년 소설가 황석영과 당시 전남대학교 학생이었던 음악인 김종률 등 광주 지역 노래패 15명이 공동으로 만든 뮤지컬인 `넋풀이 -빛의 결혼식`에 삽입된 곡으로, 1980년 5월 27일 5·18 광주 민주화운동 중 전라남도청을 점거하다가 계엄군에게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1979년 노동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가 사망한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곡이다.

김종률이 곡을 썼고, 가사는 시민사회 운동가 백기완이 1980년 12월에 서대문구치소 옥중에서 지은 장편시 `묏비나리 -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의 일부를 차용해 황석영이 붙였다. 이 곡이 대중에 처음 공개된 것은 1982년 2월 윤상원과 박기순의 유해를 광주 망월동 공동묘지에 합장하면서 영혼결혼식을 거행할 때였다.

이 노래는 그후 카세트테이프 복사본, 악보 필사본 및 구전을 통해 노동운동 세력 사이에 이른바 `민중가요`로서 빠르게 유포됐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적 대표곡으로서 자리잡았다. 필자도 대학 시절 시위현장에서 이 노래를 친구들과 함께 부르며, 조국의 암울한 현실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결심을 다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군사정권 하에서는 유포와 가창이 금지됐던 이 곡은 주로 구전의 방식으로 전파됐다. 그러다보니 부르는 사람에 따라 가사나 가락이 조금씩 다르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가사와 대한민국의 공식 5·18 광주민주화운동 추념식에서 기념곡으로 제창된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는 젊은 날의 감동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이처럼 따라 읽기만 해도 가슴이 떨리고, 뭔가 소리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것은 이명박 정부 시기였던 2013년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체할 별도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공식 기념곡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이렇게 되자 5·18 관련 단체는 2010년부터 정부 주관 기념식 참석을 거부하고, 별도의 기념식을 여는 등 크게 반발했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고있는 와중에 5월 9일 조기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은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했다.

정치권에서도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여야 3당은 5·18 민주화운동 37주년인 18일 `임을 위한 행진곡`의 공식기념곡 지정 문제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도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니 조만간 여야 협의에 따라 기념곡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번 5·18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에 일어서서 옆에 있던 정세균 국회의장과 이 노래를 작곡한 김종률씨의 손을 잡고 노래를 함께 불렀다.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 방식으로 부른 것은 9년 만의 일이다. 대통령 한 사람의 결단이 사회적 갈등을 얼마나 쉽게 마무리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많이본 뉴스
1
일과 싸우다… 포항경찰 안타까운 순직
2
울릉 앞바다 맑은데 발 묶인 여객선… 왜?
3
경북도, 4차산업혁명 선제적 대응 `시동`
4
4조 들여 비전철화, 문제점 수두룩
5
가을여행은 영천으로… `별의별 축제` 한마당
6
`왕건의 나루` 여진, 역사의 흥망성쇠를 강물에 실어 나르다
7
“20년 묵은 시민숙원사업 이뤄야”
8
야간에도 불 밝힌 시내버스 승강장
9
김인식 KAI 부사장 숨진채 발견 하성용 前 사장 수사 영향 줄까
10
LG V30 vs 갤노트8… 스마트폰 가을大戰
신문사소개제휴안내광고안내불편신고편집규약기자윤리강령광고윤리강령재난보도준칙저작권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북매일 로고 일간신문등록번호 : 가-96호   등록일자 : 1990.02.10   발행·편집인 : 최윤채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명환 편집국장
본사 주소 : 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89   tel : 054-289-5000   fax : 054-249-2388
경북도청본사 주소 : 경북 안동시 풍천면 수호로 69(4층)   tel : 054-854-5100   fax : 054-854-5107
대구본부 주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대구로 451(굿빌딩 3층)   tel : 053-951-6100   fax : 053-951-6103
중부본부 주소 : 경북 구미시 신시로 14길 50(3층)   tel : 054-441-5100   fax : 054-441-5101
경북매일의 모든 콘덴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1 경북매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kbmaeil.com
엔디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