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설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넘어야 할 산 높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5.19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 천명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면서 들뜨게 만들고 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천양지차의 차별대우를 받는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새 정부가 강력한 해결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높고도 험하다. 증가예산 감당방안, 경쟁력 약화 방지책, 노동조합의 양보 확보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대구시는 올해 안으로 본청과 산하 공기업의 직접 고용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경북도도 지난 2월부터 일자리 비상대책 전략의 하나로 산하 출자·출연기관 30곳의 비정규직을 전수 조사해 단계별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내 최대 기초자치단체인 포항시 역시 새 정부 기조에 맞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도입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이후 정규직 전환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국노총은 “우정사업본부 소속 집배원과 택배원 8천500명을 정규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전국 17만여 명 간호조무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외치고 있다. 서울대 `비학생 조교` 250여 명은 정규직의 95% 임금 보장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총파업에 돌입했다.

우리 공공기관이 비정규직 전면 철폐를 감당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332개 공공기관 가운데 영업이익을 내는 곳은 101곳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적자를 내거나 수익사업을 하지 않는다. 당장 정규직으로 바꿔야 하는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근로자 3만6천202명에 대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 파견 근로자 8만3천328명을 포함하면 인원은 약 12만명으로 불어난다.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는 일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공공기관만 해도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50~60%에 불과하다. 수술대에 올려야 할 사회적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비정규직 차별이 왜 만연하는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고육책인 경우가 많고, 강경 노동조합에 막혀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비정규직 제로`는 치밀한 대책과 사전 준비가 있어야 성공이 담보될 수 있다. 공공기관과 기업 부담을 어찌 최소화할지, 임금 수준을 어느 선에 맞출지, 근로행태를 어찌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대책도 확보돼야 한다. 무엇보다 정규직의 양보와 노동개혁이 전제돼야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선의` 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정부정책은 없다.


<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많이본 뉴스
1
이낙연, 부인 代作 의혹에 “턱도 없는 모함”
2
이철우 울릉군의원, 경북 시·군의회의장협의회 공로패
3
정치인과 노룩 패스(No look pass)
4
대구경북 국비, 새 정부 교차로 앞 `빨간불`
5
낙동강 녹조현상 최대 주범분뇨처리 외면 `무허가 축사`
6
전국은 타는데… 멀쩡한 경북
7
포항운하로 형산강 연결 동빈내항 2019년까지 오염퇴적물 정화사업
8
봉화군, 공공임대주택 추가건립 건의
9
“대구공항통합이전 조속 추진·TK관문 역할”
10
경산 미래 먹거리사업 `총력`
신문사소개제휴안내광고안내불편신고편집규약기자윤리강령광고윤리강령재난보도준칙저작권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북매일 로고 일간신문등록번호 : 가-96호   등록일자 : 1990.02.10   대표 : 최윤채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재현 편집국장
본사 주소 : 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89   tel : 054-289-5000   fax : 054-249-2388
경북도청본사 주소 : 경북 안동시 풍천면 수호로 69(4층)   tel : 054-854-5100   fax : 054-854-5107
대구본부 주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대구로 451(굿빌딩 3층)   tel : 053-951-6100   fax : 053-951-6103
경북매일의 모든 콘덴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1 경북매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kbmaeil.com
엔디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