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기자와 언론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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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7.05.18   게재일 20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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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종<br /><br />경북대 교수·인문학부  
▲ 김규종

경북대 교수·인문학부

정권이 바뀐 지 불과 열흘. 보수 일간지를 비롯한 종편 방송들의 논조(調)가 급변했다. 문재인 후보자 비난과 비판 일색(一色)이었던 언론들이 찬양 일변도로 변모한 것이다. 외려 진보를 표방하는 매체가 일정정도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인물 혹은 정책을 비판하는 모양새다. 이런 기조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궁금하다. 모르긴 몰라도 재벌편향 부자 언론사들은 무언인가 큰 것 한 방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길지 않은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시간이 흘러간다.

언론의 중핵은 기자다. 신문이든 방송이든 잡지든 거기 종사하는 기자들의 도덕성과 전문성에 따라 언론은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선악과 미추,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기본적인 자질에서 이미 도덕성은 발현된다. 진선미 삼위일체를 추구했던 고전기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것에 최대한 접근하려는 자세는 필수적이다. 기자들의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정파적 편향성 내지 미래지향과 결부한 판단과 기사작성은 언론매체 소비자들의 불신과 미혹(迷惑)을 초래한다.

삼성 눈치 보느라 삼성 반도체 백혈병 환자들에 대한 기사를 찾기 어렵다. 한국 최대의 광고주 삼성 앞에 언론사들이 꼬리를 내린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돈 앞에 장사 없다.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다!` 이런 비아냥거림이 일과성(一過性)이 아니라 천석고황처럼 착근한 배경에는 한국 언론사들의 물적 욕망이 자리한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시 학생들을 살리려다 살신성인한 김초원, 이지혜 두 기간제 교사가 지난 스승의 날에 순직을 인정받았다. 대통령이 고인의 부모에게 전화해 그이들을 위로했다고 한다. 언론사들은 앞장서서 이 사건을 대서특필(大書特筆)했다. 일반 국민들의 눈에는 지극히 당연한 순직인정이 지난 3년 동안 전혀 이뤄지지 않은 배경이 궁금하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이 기자의 도덕성이다. 교육부를 비롯한 행정부서의 비인간적인 처사를 포착해 인간적이고 철학적이며 인본적인 관점으로 그것을 비판하는 기사를 올렸다면?! 돌이켜보면 21세기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이 실종된 것이 도덕성이다. 돈과 권력과 명예와 직결된다면 그까짓 도덕이나 윤리 따위는 개한테나 주라는 풍조(風潮)가 만연하다. 지난 보수정권 10년 동안 고위직에 거명된 부도덕하고 부패한 그 숱한 인사들 면면을 떠올려보시라.

고위직 천거의 가장 기본적인 위장전입은 물론 아파트와 땅 투기, 탈세와 부도덕한 병역면제가 얼마나 많은 국민을 분노와 절망의 나락으로 몰고 갔는가?! 그런데 종편과 보수언론들의 판단과 행각은 어떠했던가?!

적절한 선에서 방어막 쳐주고 `좋은 게 좋다는` 논조로 일관하지 않았는가. 이해관계 앞에서 그들이 내동댕이친 도덕성 앞에 우리 어린것들은 치명적으로 감염-중독되고 말았다. 고등학생 56%, 중학생 39%, 초등학생 17%가 10억의 돈이라면 범죄를 저지르고 1년 정도 감옥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통계가 나왔으니 말이다.

전문성은 논외(外)로 하더라도 지식인이자 역사의 증인인 기자들의 도덕성은 그 나라의 소금이자 빛이다. 그들이 한목소리로 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 한다면, 흰 것은 희고, 검은 것은 검다 한다면 그 나라는 올바른 길을 갈 것이다. 나는 그것이 기자와 언론의 최소한도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사안이나 사건에서 본말을 갈라 정확하게 분석하고, 정의롭게 평가하여 잘 읽히는 글로 써내는 일이 기자의 업이다. 글이든 말이든, 기자의 업은 사건의 진실을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일이다. 그런 과업에 기자 개개인의 사적(私的)인 이해관계와 정파적 판단과 미래의 기대치는 개입할 수 없다. 새로 들어선 정부가 대화와 소통을 강조한다니 기대하는 국민들이 적잖다. 이런 판국에 정론(正論)의 길을 걸어야 하는 기자 여러분의 분발을 새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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