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근 신부·포항 효자본당
부모에게 자식은 전부나 다름이 없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듯 이 자식은 부모에게 있어서 전부나 다름이 없습니다. 게다가 자식이 한 명이면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또한 배우자를 잃은 홀아비나 과부에게 자식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전부라는 것을 누구나 다 이해할 것입니다. 그런데 루카 복음 7, 11~17은 남편 없이 혼자 살아가는 과부에게 유일한 삶의 희망인 자식을 잃어버리고 슬픔에 잠긴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얼마나 슬피 울었으면 그 모습을 보신 예수님께서 그 여인의 우는 모습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고 복음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과부의 죽은 아들을 살려주고 계십니다. 살려주는 이유를 루카 복음 7, 11~17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복음서를 살펴보면, 예수님은 가엾은 마음이 드실 때에는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병자를 고쳐주셨고(마태 14, 14),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부채도 탕감해 주시고(마태 18, 27),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사마리아 여인에게도 가시고(루카 10, 33),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탕자를 받아주시는 예수님(루카 15,20)이심을 말씀해주시고 있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우리의 어려움과 곤경을 절대로 외면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의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져 주시면서 위로해 주시고 치료해 주시는 사랑의 예수님이심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아픔과 상처를 주님께 봉헌할 수 있는 믿음도 함께 지니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 없이 혼자 살아가는 신앙의 삶은 너무나 힘들고 외롭고 지쳐버리기 쉽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곁에 계시는 예수님을 모르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늘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분이십니다. 나와 함께 하시면서 내 삶의 아픔을 치유해 주시고자 내 곁에, 내 안에 계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언제나 나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받아들일 때 내 삶을 위로해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께 부르짖으시기 바랍니다. 내가 부르짖을 때 예수님은 내 삶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해주실 것입니다.

“가엾은 자의 부르짖음을 주님 들으시고 곤경에서 건져주셨다”(시편 34, 6)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