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반발로 한국당 복당 지연… 당분간 무소속
황영철, 탈당 결정 번복하고 바른정당 잔류키로

▲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번복 입장을 밝힌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을 떠나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려는 `복당파`의원들이 대선까지는 무소속으로 남아야 하는 굴욕을 겪게 됐다.

한국당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3일 바른정당 소속 의원 12명(김재경, 이군현, 권성동, 김성태, 김학용, 박순자, 여상규, 이진복, 홍문표, 홍일표, 장제원, 박성중)이 한국당 입당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본부장은 이날 “입당 신청을 하면 절차를 밟기 때문에 대선까지는 그 결정이 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연휴기간에 시·도당 입당 심사와 중앙당 의결 등 절차를 마무리하기 빠듯하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실제로는 당내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을 의식해 복당 절차를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서청원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는 지난 2일 기자회견과 입장발표문 등을 통해 비박(비박근혜) 성향인 복당파 의원들의 행보를 강력히 성토했다.

4선의 한선교 의원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아무리 이 시기에 1표 1표가 황금 같은 가치가 있더라도 저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그분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당이 이뤄지면 저는 그동안 14년간 정들었던, 한나라당부터 이어져온 자유한국당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8선의 서청원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벼룩에도 낮짝이 있다`는 속담을 들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서 의원은 “바른정당은 자신들의 후보를 설득해서 명분을 가지고 절차를 거쳐 복당을 하는 수순을 밟아야 했다”며 “복당을 희망한 의원 중 옥석도 가려야 한다. 그래야 국민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친박계 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권성동, 김성태, 황영철, 장제원 의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친박계 중진의원들의 반발에 대해 복당파 의원들은 “이 정도 저항은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재경 의원은 “한국당이 우리를 꽃가마에 태워 데려갈 것으로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대선 이후 정치권이 한 차례 크게 요동치면서 친박·비박 구도도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중 의원은 “복당파 의원들은 각자 지역구에서 경쟁력이 있는데도`철새`라는 비판을 감수하고 판을 흔들려는 것”이라며 “좌파 집권을 저지하겠다는 목표가 한국당 내부에서 공격당하는 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황영철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발표했던 바른정당 탈당 입장을 철회한다”면서 “정치인으로 길을 걸으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것이 제가 입장을 번복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