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무 산

뜨거운 육신은 부처

환락의 거리는 법당

고통의 신음은 경전

이 마음 떠나서 어디서 구할까

이 길을 떠나서 어디서 구할까

아아, 이 피고름 물컹한 고깃덩이, 이 육신을

떠나서 어디서 무엇을 구할까

이 치욕과 분노와 욕망을 떠나서

내 고통 나의 슬픔 떠나서 무엇을 구할까

평생을 노동현장에서 치열한 투쟁의 삶을 살아가면서 시를 써온 시인의 솔직한 고백이 나타난 시다. 행복과 미래를 열망하며 길을 떠나는 자는 치욕과 분노와 욕망의 현재에 밀착해 지나온 현재들을 계속 돌아보며 반성과 새로운 모색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자신에게 채찍질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