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지역의 오랜 정치독점 구도가 과연 변화할 지 여부에 지역은 물론이고 전국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역대 선거에서 대구·경북지역은 보수 여당후보가 80%에 가까운 지지율을 통해 당선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대선은 어느 정도 정치구도에 변화 조짐이 보이는 상황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대구 경북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 정치구도에서 변화의 바람이 어느 정도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28~29일 19세 이상 유권자 2천2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 과거 보수 후보의 텃밭이었던 대구·경북지역에서 보수 후보인 홍 후보가 29.8%, 진보 측인 문 후보가 29.3%, 중도 후보인 안 후보가 20.4% 등을 얻어 뚜렷한 3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또 TV조선이 여론조사기관 매트릭스에 의뢰해 조사한 여론조사(4월 28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명 대상.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결과에서도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일당 독점 구조가 아닌 3자 구도를 뚜렷하게 보였다. 이 조사에서 홍 후보는 27.2%, 문 후보는 27.0%로 이들 간 차이는 0.2% 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제18대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구·경북에서 80.5%,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20%를 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할 때 격세지감이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평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대선만큼은 영·호남지역 모두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지닌 대선후보가 사라지면서 과거와 같은 동서 지역대결 구도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겉으로 드러나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대선 투표까지 그대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형락 정치평론가는 “최근 여론조사만으로 볼때 대구·경북지역 정치구도가 어느 정도 변화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완전한 변화라기 보다는 정치적 편향성이 과거보다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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