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만 수

박바위 위에 엎어져 낮잠 들었던 숙이 이모

입이 대숲 쪽으로 돌아갔다

몸 절반에 딱딱한 돌이 치고 들어

일생 그 무게를 끌고 다닌다

가랑이에 바람 들어 떠나버린 사랑 기다려

빈 사랑채 품고 건너는 반평생

낡은 몸 한쪽 아직도

피가 돌지 않는 이모

깜박이지 못하는 한쪽 눈으로 바라보는

절반의 세상

기울어진 가을 저녁 근처 백화점에서 나는

평평한 바위를 보았다

온몸에 맥반석 기운이 스며들어 피를 돌리고

몸에 안정감과 평화를 주며

잡스러운 기운들 막아준다는

꽃돌 침대를

숙이 이모가 버린

세상의 한 쪽을 뒤집어 쓴

그 희한한 바위 덩어리를 보았다

필자의 외가가 있는 구룡포에 가면 박바위라는 곳이 있다. 말목장성으로 가는 길에 있는 바위벼랑이 있는 곳이다. 여기에 얽힌 가족사와 함께 필자의 일상이 섞여 있는 시다. 이 시에서 언급하고 있는 작은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선하고 착하게, 비록 가진 것 별로 없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의 풍경들은 이 땅 어디에도 산재해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