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영숙 청도군선거관리위원회 공정선거지원단

지난해에 우리 아이의 초등학교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매니페스토(가족공약) 운동`을 했다.

가족 구성원들끼리 한 달 동안 자신이 지킬 약속을 스스로 정하고 그 약속을 실천해 부모는 자녀에게 모범을 보이고 아이는 매니페스토를 몸과 마음에 새기자는 운동이었다.

한 달에 한 번씩 가족회의를 해 다음 달의 매니페스토를 정하고 또 그달의 약속이 얼마나 잘 지켜졌는지 서로 평가해 활동 기록지를 작성하고 학교에 제출하는 과제였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너무 거창한 공약을 내걸어서 제대로 실천을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매일 1시간씩 책을 읽겠습니다`, `컴퓨터를 한 달 동안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이런 공약들은 며칠이 되지 못해 헛공약이 되고 말았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두어 달을 하더니만 그 다음부터는 `매일 엄마에게 뽀뽀를 하겠습니다` 라는 쉬운 공약으로 바뀌어 갔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각 당의 경선도 어느덧 마무리가 되고 예비후보자들은 저마다의 다양한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그런데 그런 여러 가지 공약들이 과연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예전 한 대선후보는 결혼수당으로 5천만원, 출산수당으로 3천만원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는 등 아주 거창한 공약을 내걸고 대선에 출마한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 공약들이 지켜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유권자는 거의 없었다.

이처럼 후보자가 공약을 제시할 때에는 구체적인 목표, 실행 우선순위, 이행방법, 이행 기간, 재원조달방안을 명시해 공약을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표를 얻기 위해 허황된 공약을 남발한다면 그 공약은 공염불이 될 것이다.

이제까지 미숙하고 서툴게 대통령을 선출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면 이제 19번째 대통령선거는 달라져야 한다.

성숙한 성인으로서 내 한 표가 이 나라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을 잘 따져보고 신중하게 선택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