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선 D-14
文-安, 가족 특혜 채용 공방
2주일 남은 대선 `혼전 양상`
가족수난사라 할 한국 정치
악순환 꼬리 자르기 숙제로

수십 년 `단골손님`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대통령의 꿈을 꾸거나 이룬 정치 지도자들이 겪은 가족수난사가 이번 19대 대선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를 `길`에 비유하자면, 가족은 그 길 위의 걸림돌일까? 디딤돌일까?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대선후보나 대통령 가족의 의혹과 비리가 대선가도와 통치과정의 지뢰가 된 경우가 적지 않다.

아버지의 호인 거산(巨山)에 빗대 소산(小山)으로 불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 씨는 자신의 권한 밖인 국정에 간여한 것이 드러나, 임기 말 아버지의 레임덕을 가속화시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3형제(홍일·홍업·홍걸)도 각종 권력형 비리에 그 이름이 오르내렸고, 이로 인해 `홍삼 트리오`라는 세간의 조롱 섞인 질타를 받아야했다.

1997년 대선과 2002년 대선에서 2번 모두 `대세론`을 이끌던 후보였음에도 연거푸 패한 이회창 전 총리의 경우도 아들 정연 씨의 `병역비리 의혹`으로 인해 승승장구하던 인생에서 쓴잔을 삼켜야했던 경험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도 부정한 청탁과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여러 차례 검찰에 불려 다녔다. “도덕성을 강조해온 노무현정부의 낯에 먹칠을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은 `포스코 관련 비리`로 실형을 선고받아 동생을 부끄럽게 했다.

가족 아닌 가족, 최순실과 엮여 국정농단-탄핵-파면-구속의 과정을 거쳐 수의(囚衣)를 입은 박근혜 전 대통령도 “적지 않은 국민들의 가슴 속에 애틋함으로 남아 있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사라지게 했다”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듯하다.

이런 과정 속에 시간은 흘렀다. 그리고, 2017년 4월 23일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토론회. 안철수는 문재인에게 부인의 서울대 특혜 채용 의혹과 문 후보 아들의 5급 공무원 특혜 채용 의혹을 국회 상임위를 열어 공개적으로 조사해 사실관계를 따지자고 제안, 선거를 2주일 남긴 시점에서 양측의 진실규명 공방은 격화일로로 치달을 전망이다.

사안의 파급력과 진위 여부를 떠나 이번 대선과정에서 또 다시 가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정치 지도자의 가족문제는 독성이 매우 강해 단 한 번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이쯤 되면 `가까이하기엔 너무 위험한 가족`이다.

`힘`이 돼야 할 가족이 삐뚤어지면 `흠`이 되는 한국 정치사의 비극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해법은 요원한가.

익명을 요구한 경북의 한 정치계 원로는 “재임하는 기간만이라도 인지상정이라는 사적인 도리에 앞서 선공후사의 공적인 자세를 지켜야 한다. 또한,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 가족의 권력형 비리에는 보다 강력한 처벌을 내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는 말이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란 옛말이 새삼 떠오르는 오늘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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