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작년 기록적 눈·비 현상
지반 약화로 하층부 유실
전문가
무분별한 도시 개발로
지표층 약화, 산사태 촉진

▲ 울릉도 땅꺼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마을의 한 주택 축대가 심하게 갈라져 있다. /김두한기자

최근 울릉도 땅 꺼짐 현상의 원인에 대해 울릉군과 전문가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어 정확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울릉군은 땅 꺼짐, 균열 현상에 대해 지난해 8월 29일부터 9월 초 울릉도에 내린 집중호우(강수량 519㎜)와 올 1월 내린 폭설 및 폭우 등으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하층부가 유실된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후유증을 생각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발로 지표층이 아래로 미끌려 내려가 산사태가 촉진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릉군이 주장하는 근거는 울릉도의 지반은 경사면이 심해 비가 오면 산사태가 일어나는 등 집중폭우에 약한 구조다.

지난해 연간 강우량은 2천504㎜로 지난 2015년 1천393.4㎜, 2014년 1천534.3㎜이 비해 훨씬 많이 내렸다.

더욱이 이 강우량은 수분 증발이 잘되지 않는 8월 이후 1천183.4㎜(8월 491.3, 9월 241.3, 10월 213.8, 12월237㎜)를 기록했고 지난 1월 23일은 하루 51.3cm의 눈이 내려 35년 만에 1일 적설량 최고를 기록하는 등 1월 말까지 내린 누적 적설량이 198.6cm에 달했다.

이와 함께 올 들어 3월 말까지 강우량도 407㎜를 기록하는 등 울릉도 지형상 땅 꺼진 균열발생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울릉군은 무분별한 개발이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땅 꺼짐 현상에 일어난 까끼등의 아래는 울릉도에서 가장 밀집지역이고 계곡 양쪽으로 마을이 형성된 형태로 크게 개발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최근 마구잡이 개발로 문제가 된 지역은 까끼등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 지역이라고 울릉군은 설명했다. 울릉군은 땅 꺼짐 현상이 일어난 곳을 중심으로 비닐을 씌워 빗물을 진입을 막고 있다.

이와 함께 지중경사계, 지반변이계 등 장치를 설치해 땅 꺼짐이 더 일어나는지도 살피고 있다.

울릉군은 이달 중 정밀안전진단 용역에 착수해 지형분석, 기반암 심도분석, 현장시험 등을 거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까끼등 마을 일대도 지하 45m 정도에 암반이 있어 큰 비가 내리면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원관 울릉군 안전관리과장은 “갑작스런 땅 꺼짐 현상이 일어난 이후 현재 지반 침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반에 고인 물을 빼내고자 시추 작업을 통해 배수공을 설치한 상태로, 지하수가 빠져나가면 정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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