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시아르코 펴냄·시 동인지

“신록

풋풋하고 예쁜 처녀가

짙어져만 가네

짓은 사내들의 날씨에도

새침새침 비껴가네

햇살잔치

꽃잎은 지고

짙은 분을 바른 도시의

자욱한 황사 속으로

봄, 지나가네" - 조현명 시 `봄이 지나간다`

포항지역 문단을 대표하는 시동인 푸른시(회장 김말화)는 최근 열여섯 번째 동인지 `푸른시 2017 제16호`를 출간했다.

시동인 푸른시는 지난 1999년 포항문인협회에서 활동하는 젊은 시인 11명으로 결성돼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활발한 창작 활동으로 이미 문단에서 널리 알려진 동인이다.

현재 활동회원은 손창기, 조현명, 김말화, 김성찬, 김동헌, 김선옥, 남정화, 조혜경 등 8명이다.

이들은 매월 1회 합평을 통해 창작욕을 다지는 한편 매년 문단의 중견시인을 초청해 시인과 독자가 함께 어울리는 `푸른시인학교`를 열어 왔다.

이번에 출간된 `푸른시`제16호에서는 `특집시인`으로 지난해 푸른시인학교 초청시인이었던 전동균 시인의 대표 시를,`지역 초대 시인`에는 울산문인협회 이강하, 정연홍, 박정옥, 신혜경, 한영채, 황지형, 권기만, 엄계옥 시인의 시를 실었다.

전동균 시인은 제16회 백석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86년 `소설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오래 비어 있는 길` `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 `거룩한 허기` 등을 냈다.

`권두시론`으로 이영광 시인의 `막힌 자리에서 오래 머물기-시와 시쓰기에 대한 단상`을 실었는데 시를 쓴다는 것은 침묵 속에 깊이 내려가 마음의 어둠에 명멸하는 빛을 건져 오는 일과 비슷하며, 늘 낯선 더듬거림이거나 뜻밖의 단말마이거나 말이 안 되는 말인 때가 많음을 피력한 글이다.

동인 작품으로는 신작시 64편과 최광임 시인(두원공과대 겸임교수)의 해설 `빛과 색과 소리의 말들 혹은 삶의 스펙트럼들`을 실었다.

김말화 푸른시 회장은 “`시는 세상의 푸르름이다`라고 선언하며 시작한 17년 전 그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열정을 불태울 우리는 동해에 서 있는 소나무처럼 아직 맘껏 푸르다”면서 “푸른시가 시와 세상의 아침에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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