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문예회관 카페 `히즈빈스` 장애인 커피 바리스타 신만철씨

▲ 20일 오전 카페 `히즈빈스 커피`에서 정신장애를 극복한 바리스타 신만철씨가 커피를 만들고 있다.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전, 포항시 남구 문화예술회관 한편의 카페 `히즈빈스 커피`.

문을 열고 들어서자 구수한 커피향과 함께 바리스타 신만철(49)씨가 크레마가 가득한 진한 에스프레소를 뽑아내고 있었다.

능숙한 솜씨로 커피를 뚝딱 만들어낸 신만철씨는 정신장애인이다.

9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바리스타로 활약해 온 그에게는 `바리스타`라는 현재의 직업이 `희망`이며 `꿈`이다.

신씨는 “바리스타 생활을 하기 전에는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힘든 나날을 보냈다”며 “장애인들은 사실 집 밖을 한 발이라도 나서는 것 자체가 많이 힘들고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에게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큰 장애물이다.

장애 여부를 따지거나, 막무가내로 주문하고 우기는 손님, 말이 안 통한다며 소리치는 손님, 무턱대고 반말하는 이들을 만나면 당연히 상처를 받는다.

그는 “안 그런 분들이 더 많지만 무시하는 시선이 힘들 때가 있다”며 “우리도 사람이니 인격을 존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동안 `정신장애`라는 병으로 사회에서 소외돼 아무도 손을 잡아주지 않고 정을 붙일 곳이 없었다”며 “하지만 이렇게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고 주변의 지지와 응원, 칭찬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배우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만철씨가 근무하고 있는 `히즈빈스 커피`는 장애인들의 자활의지를 높이고자 만들어진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에는 신씨와 같은 장애인들이 바리스타로 고용돼 저마다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직업을 가짐으로써 `성장과 재활`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매일 근무를 위한 레시피(조리법)를 외우고, 계산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 더 연습하고, 성실한 근무를 위해 재활치료나 약물 등을 꾸준히 복용하는 등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만철씨는 “앞으로도 찾아주시는 모두에게 처음 만들어 내는 것처럼 정성을 담은 커피를 제공하고 싶다”며 “장애인을 단순히 보호하고 격리해야 할 존재가 아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잡도록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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