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이 100억원대의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을 구속하는 등 전국적으로 불법 도박사이트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부산에서 대지진 전조라며 퍼진 `까마귀 떼 출몰` 등 인터넷 유포물들이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의 농간이었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이 밝혀져 인터넷범죄가 날로 지능화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투기 심리를 무차별 자극하는 불법 도박사이트에 대한 경각심을 드높여야 한다는 여론이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8일 해외에 서버를 두고 100억원대의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총책 A씨(36) 등 6명을 구속하고 가담자 11명과 고액·상습 도박행위자 5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최근까지 포항지역 내 원룸 등에 사무실을 차린 뒤 도박사이트 3개를 개설하고 100억원대 도박판을 열어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역할을 분담해 2천명의 회원을 모은 뒤 국내외 스포츠경기 결과를 예측해 베팅하게 하는 수법을 동원,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죄수익금을 여러 개의 차명계좌로 나눠 관리하며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행위자 가운데는 10억원이 넘는 돈을 탕진한 전직 프로축구 선수를 비롯, 억대의 금액을 날린 평범한 가정주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다.

같은 날 광주지방경찰청도 70억원대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 37억여 원의 불법이득을 챙긴 혐의로 조직폭력배 김모(38)씨 등 46명을 검거해 운영자인 김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3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사다리 홀짝게임` 등 인터넷 사설게임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110여 명의 회원들로 하여금 약 73억원을 베팅하게 해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지진의 전조라며 급속히 퍼진 파닥거리는 물고기 떼, 하늘을 가득 덮은 까마귀 떼 영상등 부산의 지진공포 해프닝이 인터넷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이 홍보를 위해 저지른 장난질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인터넷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홍보를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무려 200만 회의 조회 수를 유도한 혐의로 이 사이트 홍보팀장 이모(25)씨를 구속하고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단속의 맹점을 파고드는 이들 인터넷 도박사이트의 피해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근거지를 끝까지 찾아내어 단죄하는 일 못지않게 경각심을 더욱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박은 곧 패가망신(敗家亡身)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을 더욱 높이는 한편 건전한 인터넷문화 진흥에 더욱 힘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