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진 택

몰골 앙상한 개가

부푼 달을 보며 짖어대는 것이

어쩌면 헐벗은 사람들의 서러운 원망 같아 숙연해진다

달이 빵으로 보였는지

누렇게 단 꿀을 입힌 달이 별안간 뜯고 싶어진다

저물녘, 훤한 달빛 아래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줄줄이 서서

푸석푸석 부푼 빵을 배급받고 있다

시인의 눈은 그리 특별한 것을 찾거나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일상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머물러 곰곰히 생각해보고 시적 언어와 정서로 한 채 언어의 집을 짓는 것이다. 시인의 눈에 비친 실직자들이 무료급식을 위해 줄줄이 서서 빵을 배급받고 있는 쓸쓸한 모습들을, 그 가난한 대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씁쓸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