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주민들의 유일한 생활 교통수단인 여객선운항이 선사 측의 이익만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변경돼 지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울릉주민들은 여객선 운항시간 변경과 관련해 허가관청인 포항지방해양수산청과 선사(船社) 간 유착의혹까지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아무리 관광객 수송이 우선이라고는 하지만, 울릉주민들의 생활여건을 고려해 불편을 덜 수 있도록 재편성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울릉~포항 간 여객선 출항 시간을 지난 1일부터 모두 포항에서는 오전, 울릉도에서는 오후에 출발하도록 시간 변경을 허가했다. 지난 3월 31일까지는 울릉도 저동항에서 오전 8시30분, 오전 9시에 출발하는 배편이 있었다. 따라서 울릉도 주민들은 오전 시간대에 울릉도에서 출발, 포항 등지에서 하루 만에 볼일을 보고 울릉도로 되돌아오거나 같은 날 서울 등 전국 어디로든 갈 수 있는 1일 생활권의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이번 출항시간 변경 이후, 정기여객선 썬플라워호는 기존대로 오전 9시 50분, 지난 1일부터 시간이 변경된 대저 건설의 썬라이즈호는 오전 8시50분, 태성해운 우리누리 1호는 오전 9시 10분에 각각 포항에서 출발한다. 즉 포항~울릉 간을 운항하는 여객선 중 오전에 울릉도에서 출발하는 교통편은 없어져 버린 것이다.

이번에 변경된 운항시간표에 따라 울릉주민들이 육지 볼일을 볼 경우에는 무조건 2박3일이 소요된다. 울릉도에서 오후에 출발하면 포항에 오후 6시 이후에 도착하기 때문에 포항에서 투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것도 돌아가는 배는 다음날 오전 9시50분 이전에 모두 포항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돼 있어 육지에서 업무를 마치고 울릉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또다시 포항에서 하룻밤을 더 묵어야 한다는 얘기다.

울릉도 주민들은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3척이나 되는 여객선을 모두 포항에서 오전에 출발하도록 허가한 것은 울릉주민들의 불편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선사의 편의만을 고려한 조치라며 비판하고 있다. 국가기관이 여객선을 모두 포항에서 오전 시간대에 동시에 출발시키는 것은 이용객들의 시간적 선택권을 빼앗는 중대한 권리 침해이자 오직 선사의 입장만 두둔한 `업자 봐주기` 행태라는 비난인 것이다.

대체 교통수단이 존재하지 않는 도서지역의 주민들에게 배편을 보장해 생활불편을 덜어주는 일은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에 속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주장하자면, 나라에서 일부러라도 섬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선박이라도 제공하는 것이 옳다. 그런 차원에서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의 이번 운항시간 변경은 재고돼야 한다. 최소한 1척 정도는 울릉도에서 오전에 출발하도록 재조정해야 한다는 울릉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