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주도적 역할을 했던 대구·경북(TK) 표심이 이번 대선에서는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해 고심한다는 여론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중심 세력을 상실한 보수 텃밭의 표심이 방황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여론조사에서도 TK지역은 투표 의지가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꼭 투표하겠다`는 응답률이 전국 평균 87% 보다 크게 떨어진 74%였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TK 표심은 진보성향 후보의 타깃이 되고 있다. 찍을 사람이 없어 고심하는 보수층의 표심을 누가 더 많이 끌어 오느냐가 대선 승리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권영진 대구시장도 간부회의 석상에서 이번 대선에서는 대구·경북의 표심이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 전망했다. `캐스팅 보터`란 의회 의결에서 가부동수가 나올 때 의장이 가지는 결정권을 말한다. 그의 말대로라면 대구·경북의 표심이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민들의 적극적 선거 동참을 유도한 발언인지 모르겠으나 그의 `캐스팅 보터`론은 약간의 여운을 남겼다.

과거 대통령 선거에서도 `캐스팅 보터` 역할 논란이 있었다. 14대 대선 때는 “정주영 후보를 찍으면 김대중 후보가 당선된다”는 말이 돌았다. 정주영 후보의 표 가운데 상당수가 김영삼 후보로 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15대 대선 때도 있었다. “이인제 후보를 찍으면 김대중 후보가 당선된다”는 소문이었다. 이인제 후보 쪽 표가 이회창 후보로 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선거에서 대구·경북민의 표심은 또 한 번 전국적 관심을 끌고 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를 바라보는 TK지역 선택이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는 뜻이다. 보수진영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 사표화 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아직 대선까지는 몇 번의 반전이 있을 수 있겠으나 어떤 형태든 적극적 투표가 있어야겠다. 선택에 대한 TK지역의 고민은 어쩔 수 없다. 투표는 국민의 신성한 권리이기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적극적 투표 자세가 중요하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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