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아직도 콩나물버스 출퇴근이 있다면 시민들이 믿을까.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단지와 대곡역을 잇는 유일한 직행버스인 급행 8번은 출퇴근 시간 때만 되면 탑승 전쟁이 벌어진다는 소식이다.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의 통학이 겹치면서 정류장 일대는 버스탑승 전쟁으로 대혼잡을 빚고 있다. 버스의 만차로 직장인과 학생들은 하루아침에 1~2대의 버스를 놓치는 일은 다반사로 일어난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지각이 될까봐 발을 동동 굴리는 진풍경도 쉽게 볼 수 있다니 요즘 같지 않은 현상이다.

주민들은 자녀의 통학이 늦을까 봐 자가용으로 다른 정류장까지 태워주는 번거로움도 겪는다. 특히 만차 버스의 사고 우려가 큰 걱정이란다. 문이 겨우 닫힐 정도로 사람을 빽빽이 태운 버스가 80㎞ 속도로 달리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한다. 노약자와 임산부는 아예 탈 엄두를 못 내고 있다. 퇴근시간대 대곡역 일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테크노폴리스로 들어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몇 차례 버스를 놓치고서야 겨우 탑승하는 불편이 주민들 사이에는 예사다. 주민들의 불만 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최근 석 달간 대구시 민원 게시판 `두드리소`에는 급행 8번과 관련한 민원이 20여 건이나 올라왔다고 하니 주민들의 고충을 알 만하다. 대구시의 대중교통 관리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가 싶어 씁쓸하다.

대중교통은 그 나라의 복지 수준을 말해주는 척도로 봐도 된다. 우리나라 60년대의 교통 수준을 상상해 보면 교통이 선진문화로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교통도 복지의 한분야로 일찍이 자리를 잡았다. 주민들의 교통환경 개선과 교통난 해소를 위한 정책이 우선 정책으로 채택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테크노폴리스는 대구시가 대구국가산단 배후도시로 조성한 신도시다. 2006년 처음 착공한 주거단지 조성 공사가 지금은 1만8천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모했다.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나는 곳이다. 장차는 인구 5만의 신도시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달성군 유가면은 2015년 7천여 명이던 인구가 작년 말 기준으로 2만1천명을 넘어섰다. 3배 가까이 인구가 증가한 셈이다. 테크노폴리스 단지 조성이 주된 원인이다.

인구 증가에 따른 교통 여건 개선은 행정당국이 해야 할 당연한 조치다. 대구국가산단 등 주변 산업단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교통을 포함한 주민편의 시설 확충은 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단지 조성의 목적에도 부합한다. 주민들은 증차 요구에 대한 대구시의 답변이 너무 형식적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일부 주민은 “왜 우리가 1시간 넘도록 버스를 못타고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분개한다. 대구시는 탁상행정식 답변말고 더 구체적 대응책을 신속히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