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핵폐기물을 싣고 가다가 폭발해 침몰했다”는 괴담도 있었지만 배에는 폭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배가 인양되면서 진실이 밝혀졌지만 음모론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램프(자동차 등을 실어나르는 개폐식 다리)를 떼내지 않으면 인양을 할 수 없어서 제거했는데 “해수부가 선체를 고의로 훼손했다”란 음모론이 퍼졌다. 램프는 곧 수거한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이 부각될까 봐 일부러 건지지 않았다” “해수부가 고의로 인양을 늦추고 있다” “인양업체가 한국정부와 짜고 세월호 화물칸에 구멍을 내 무언가 증거를 빼내려 한다” 등등 의혹·괴담은 끝이 없다.
만약 인양업체가 미국 회사였다면 `음모론자`들은 더 악랄하게 물어뜯었겠지만, 다행히 중국 기업 `상하이샐비지`였다. 이 업체가 지금까지 들인 돈은 2천억원 이상인데, 한국정부가 준 돈은 900여 억원이다. 하루에 10억원 가량이 들어가는 인양작업이다. 업체는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것인데, `세계적인 인양 업체`라는 명성 하나 얻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하루 24시간 3교대로 작업했다. 그런데 `소설가`들은 “진실을 감추려고 고의로 인양을 지연시킨다”는 괴담을 퍼뜨렸다.
괴담·의혹·소설·음모가 우리 사회를 더 혼란스럽게 한다. 예전에는 이런 자들을 혹세무민죄로 엄히 다스렸지만 지금은 `아니면 말고`로 무사하다. 사과 한 마디 없다. 법의 맹점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