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네티즌 `자로`와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김관묵 교수는 다큐 `세월호X`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참사 당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의 레이더 영상에 조류보다 빨리 움직이는 세월호 6분의 1 크기의 괴물체가 잡혔다”며 세월호가 잠수함과 충돌했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인양된 배에는 충격받은 흔적이 없었다. `괴물체`는 배에서 떨어져 나간 컨테이너로 추정된다. `나꼼수`의 김어준씨는 “선원들이 고의로 닻을 내려서 배를 침몰시켰다”란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진실 규명 다큐를 제작한다며 20억원 이상을 모금했다. 그러나 선체에는 쇠닻줄에 긁힌 흔적이 없었다.

“세월호가 핵폐기물을 싣고 가다가 폭발해 침몰했다”는 괴담도 있었지만 배에는 폭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배가 인양되면서 진실이 밝혀졌지만 음모론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램프(자동차 등을 실어나르는 개폐식 다리)를 떼내지 않으면 인양을 할 수 없어서 제거했는데 “해수부가 선체를 고의로 훼손했다”란 음모론이 퍼졌다. 램프는 곧 수거한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이 부각될까 봐 일부러 건지지 않았다” “해수부가 고의로 인양을 늦추고 있다” “인양업체가 한국정부와 짜고 세월호 화물칸에 구멍을 내 무언가 증거를 빼내려 한다” 등등 의혹·괴담은 끝이 없다.

만약 인양업체가 미국 회사였다면 `음모론자`들은 더 악랄하게 물어뜯었겠지만, 다행히 중국 기업 `상하이샐비지`였다. 이 업체가 지금까지 들인 돈은 2천억원 이상인데, 한국정부가 준 돈은 900여 억원이다. 하루에 10억원 가량이 들어가는 인양작업이다. 업체는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것인데, `세계적인 인양 업체`라는 명성 하나 얻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하루 24시간 3교대로 작업했다. 그런데 `소설가`들은 “진실을 감추려고 고의로 인양을 지연시킨다”는 괴담을 퍼뜨렸다.

괴담·의혹·소설·음모가 우리 사회를 더 혼란스럽게 한다. 예전에는 이런 자들을 혹세무민죄로 엄히 다스렸지만 지금은 `아니면 말고`로 무사하다. 사과 한 마디 없다. 법의 맹점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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