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규열<br /><br />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부
▲ 장규열 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부

지방이 사라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지역들이 소멸 위기에 처하여 있다고 한다. 2,30대 여성 인구합계를 65세 이상 전체 인구의 합으로 나눈 결과를 `지방소멸위험지수`라 부른다는데, 이 수치가 1 이하이면 해당 지역에 소멸의 위험이 시작된다고 한다.

실제로 계산해 보면, 경상북도는 0.64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미 들어섰으며, 전국에서 그 소멸 위험도가 가장 심각한 10개 읍면동들 가운데 경북의 지역들이 세 군데나 들어있다고 한다. 우리 도시 포항도 그 수치가 0.92로 그 위험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으로 보인다. 즉, 인구 추이로 볼 때에 우리 지역의 전반적인 쇠퇴는 이미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산업도시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온 이 지역이 지금은 왜 이러는 것일까. 이 같은 조짐을 떨쳐내고 다시 일어설 가능성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 것일까.

`도시의 승리(Triumph of the City)`라는 책을 쓴 경제학자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는 `성공하는 도시의 비결은 건축물이나 하드웨어의 확충에 있다기 보다 인적 자본, 특별히 교육수준이 높은 젊은 인구의 확보에 있다`고 했다. 지역이 풍성해 지고 활력을 되찾는 방법으로, 청년 인구를 늘여야 하는 것은 거의 당연해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Happy City)`를 쓴 찰스 몽고메리(Charles Montgomery)도 도시가 성공을 이어가려면 사람들 사이의 행복감을 회복하는 것이 필수이며, 특별히 젊은 인구의 증가가 도시행복감 수치와 비례한다고 했다.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 지역에는 전국적 지명도가 꽤 높은 대학들이 이미 여럿 있지 않은가. 우리는 이들 청년 대학생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우리 지역에서 인생의 가장 찬란한 학창을 지나고 있는 젊은 대학생들은 이 지역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혹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이상한 동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는 청년들이 지역의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나 열려 있는가. 지역의 대학생들은 재학 중에는 지역과 전혀 상관없는 `방문자`처럼 학창을 지내다가, 졸업하면 주로 수도권을 향하여 다시 `이방인`이 되어 떠나가지 않는가.

물론, 그들 대학생들이 지역을 바라보는 태도에도 문제가 없지는 않을 터이다. 하지만, 지역의 필요를 잘 살펴서 이들 젊은 청년들이 섬기고 활약할 기회들을 열어 주어야 할 책무는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학창시절의 경험이 이어져 그들이 졸업한 후에도 지역에 남아 이 지역을 지속적으로 풍성하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가능성을 지닌 소중한 젊은 대학생들을 수천이나 가졌으면서도 적극적으로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은 누구의 잘못일까. 도시의 청년 정책도 돌아볼 일이겠지만, 지역의 대학생들을 바라보는 지역 시민들의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 그들을 지역으로 더욱 불러내기로 하자. 지역에 관하여 배우게 하고 지역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게 하자. 배움의 길에 서 있는 청년 대학생들은 지역이 진정으로 부른다면 응답하지 않을 것인가.

이 도시의 활력은 젊음을 불러내어 되찾기로 하자. 지역이 다시 살아나야 할 필요와 청년 대학생들의 지식과 열정이 만나게 하자. `이방인`의 모습을 벗고, 지역의 시민들과 어울리게 하자. `방문자`의 태도를 떨치고 지역의 문제들을 만나게 하자. 청년 대학생들은 체험으로 풍성하게 배울 것이며, 우리 지역은 그들과 함께 싱싱하게 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