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이전으로 지역 응급의료기관 선봉 나선 에스포항병원

▲ 에스포항병원 전경.

#.지난 2월 21일 밤 10시께 경북 경산에 사는 20대 여성 환자 A씨가 구급차에 실려 에스포항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던 환자는 검사 결과 뇌동맥류 파열을 진단받았다.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질환으로 수술 후에도 환자의 3분의 1 이상이 사망하거나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병원에 온 지 1시간 만에 수술대에 올랐다. 응급실 도착 이후 곧바로 전문의 진료와 수술이 진행됐다. 환자는 후유증 없이 퇴원해 지금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A씨 보호자는 “응급상황이었지만 대학병원 대신 신경외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에스포항병원을 믿고 택했다”며 “지역 가까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든든한 병원이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전했다.

뇌혈관·척추질환 전문의
10명이 팀 나눠 항시 대기
응급환자 도착 1시간 안에
검사부터 수술까지 OK

에스포항병원(원장 김문철)이 지역 응급의료기관으로서 선봉에 나섰다. 최근 남구 이동으로 신축확장 이전하면서 유리한 지리적 입지를 확보한 가운데 24시간 신경외과 전문의 진료체제 아래 경북동해안 지역을 아우르는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했다. 전문의로부터 365일 진료와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 덕분에 지역민들의 의료서비스 만족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 신축 이전이 `신의 한 수`

에스포항병원은 올해 주소를 바꿨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서 남구 이동으로 지난 1월31일 확장 이전했다.

달라진 변모는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전체면적 1만5천186㎡(약 4천600평)에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로 500여대 주차 가능한 주차장을 마련하고 내부 시설까지 단장했다. 이전 공간보다 1.5배 큰 규모에서 지역민들에게 더 나은 진료를 제공하겠단 목표도 세웠다. 환자 수도 그만큼 늘고 있다. 포항톨게이트 인접성과 같은 교통편리성에 경산, 영덕 등 포항 인근 지역으로부터 환자들이 찾아온다.

28일 에스포항병원에 따르면 확장 이전 후 경산, 영덕 등 포항 외 지역에서 찾아온 환자 수는 개원 첫 달인 지난 2월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증가했다. 특히 경주지역에서 환자들이 많이 몰려오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응급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은 보통 대기시간이 긴 편이다. 전문의로부터 진찰받는 것조차 순서를 기다리는데 꽤 걸린다”면서 “반면 우리 병원은 최근 규모가 커지면서 진료시스템도 개선돼 비교적 빠른 시간 내 검사와 진료, 수술까지 받을 수 있어 멀리서도 환자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 외래진료 창구 모습.
▲ 외래진료 창구 모습.

□ 언제 어느 때나 진료·수술 가능

에스포항병원은 바뀐 주소로 인해 응급의료기관으로서의 책임감도 커졌다. 그만큼 역량을 강화했다. 365일 24시간 신경외과 전문의 진료체제를 갖추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지역을 대표하는 응급의료기관으로서 입지를 다지겠단 계획이다.

세부 방침은 응급환자 도착 1시간 내로 검사부터 수술까지 가능하도록 진료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뇌출혈,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 질환은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면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가 상주하면서 빠른 진단과 수술이 필수적인 셈이다. 이에 뇌혈관질환과 척추질환 전문의 10명은 팀을 나눠 매일 응급실에서 대기하고 직접 진료한다. 경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신경외과 전문의 수를 자랑한다. 언제 어느 때나 진료 및 수술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뇌혈관병원 홍대영 부원장은 “일반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보통 4~5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신경외과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비교하면 우리 병원의 진료체계는 그야말로 획기적”이라며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언제든지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병원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 진료부문별 2개 병원 나눠 전문센터 배치

응급의료기관으로서 효율적 업무 수행을 위해 의료조직도 개편했다. 뇌혈관질환과 척추관절질환으로 나눠 2개 병원을 구성하고 전문센터를 각각 배치했다.

먼저 뇌혈관병원에는 △뇌혈관센터 △뇌질환센터 △심장센터 △말초혈관센터를 두고 척추통증관절병원엔 △척추센터 △통증센터 △정형관절센터를 운영하며 의료조직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뇌질환과 척추관절질환 환자의 회복과 일상 복귀를 위한 재활운동센터도 만들었다. 지역에서 손꼽히는 종합병원을 목표로 소화기 내시경센터까지 운영에 들어갔다.

의료장비도 빼놓을 수 없다. 수술용 내비게이션과 광학 미세현미경 펜테로 900, 수술 중 신경계 추적감시 장치(IONM)를 도입하고 수술에 활용하고 있다. 수술 정확도와 안정성은 자연스레 높아졌다. 시민들은 대도시로 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김문철 병원장은 “응급의료기관으로서 가장 큰 고민은 지역민들이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제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이라며 “새 터전에서 새 출발을 계기 삼아 환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혈관을 진료하고 치료하며 책임질 수 있는 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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