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 가족, 선박 모습 드러나자 눈물 보여
해수부, 오늘까지 선체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
선체수색 끝내려면 5개월 이상 소요될 듯

▲ 23일 인양된 세월호의 선박 옆면에 튀어나와 선박의 균형을 잡아주는 구조물인 스테빌라이저 부근에서 큰 균열이 생긴 것과 같은 모습(위)과 다른 각도에서 본 스테빌라이저와 빌지킬의 모습. 이에 대해 해수부는 “스테빌라이저와 빌지킬이라는 구조물의 그림자 등이 균열처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지킬은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선박 양옆에 붙은 철판으로 역시 선박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연합뉴스

“유가족이 되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소원입니다”라는 미수습자 가족의 염원 뒤로, 1천73일 동안 맹골수도 차가운 바닷속에 잠겨있던 세월호가 23일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는 이날 새벽 3시 45분께 선박 균형장치인 우측 스태빌라이저가 육안으로 처음 관측됐다. 22일 오후 8시 50분 세월호 본인양을 결정한 지 7시간여 만이었다.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의 모습은 처참했다. 선체는 3년의 세월을 그대로 보여주듯 여기저기 부식되고 긁힌 흔적이 역력했다. 원래 선체에 있던 `SEWOL(세월)`이라는 글씨도 보이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는 이번 소조기가 끝나는 24일까지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하는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인양이 완료되고, 선체 수색을 끝내려면 5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목포신항에 거치되기 까지 최소 2주일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상 악화와 기술적 변수가 발생할 경우 인양 기간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해수부에 따르면,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하면 선체 내 잔존물 반출·분류·보관·처리하는 방식으로 선체 정리가 이뤄진다. 이는 미수습자 수습과 사고원인 조사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우선 육지에 거치되면 해저면에 가라앉은 동안 표면에 쌓여있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방역 작업도 병행한다. 미수습자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객실 정리를 위해서는 객실이 있는 A·B데크만 분리해 바로 세우는 작업도 진행한다.

 

▲ 3년여간 바닷속에 가라앉아있던 세월호가 마침내 물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낸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방파제를 찾은 시민들이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3년여간 바닷속에 가라앉아있던 세월호가 마침내 물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낸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방파제를 찾은 시민들이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앞으로 남은 공정을 지연된 시간만큼 만회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24일까지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양 현장으로부터 약 1.6㎞ 떨어진 곳에서 인양 과정을 지켜보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내자 기쁨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간절히 기도해준 국민들과 정부 관계자, 현장 안팎에서 인양에 애쓰시는 많은 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면서 “시신을 수습해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눈물을 쏟았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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