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야의 혼 간직한 고령 미래를 그리다

▲ 21세기 `문화·관광도시`를 지향하는 고령군의 의지를 담은 열기구가 하늘에 떠있다. 고령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자원을 활용해 명품관광도시로 자리매김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역에 소재한 문화·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개발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프로젝트가 어느 지자체 할 것 없이 진행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며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문화와 관광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발굴·홍보함으로써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중세시대 축조된 미려한 성당과 역사책에 등장하는 고대 유적이 로마와 아테네 등의 도시 곳곳에 산재해 있다. 두 나라엔 해마다 수백만에서 수천만 명의 여행자들이 몰려든다. 이를 통해 얻는 사회·경제적 수익이 천문학적이다.

멀리 유럽까지 갈 것도 없다. 동남아시아 빈국인 캄보디아의 시골마을 시엠립은 1천여 년 전 왕조시대에 만들어진 `앙코르와트(Angkor Wat)` 하나만으로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 그 석조사원을 보려고 독일과 스웨덴, 네덜란드와 중국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시엠립을 방문한다. 이들이 거기서 사용하는 돈이 캄보디아의 경제를 지탱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본지는 문화와 관광을 통해 미래를 가꿔가는 고령군의 오늘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 장기리 암각화 관광자원화사업 조감도.
▲ 장기리 암각화 관광자원화사업 조감도.

유네스코 등재 고분군·유적·암각화 등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
역사·문화 활용해 관광 접목 적극 추진

`가야국 역사루트 재현사업`에 총력
520년 대가야문명 정통성 잇고
과거·현재·미래의 역사교육장 마련

◆ 고령, 아테네와 시엠립 같은 문화·관광도시로

고령군은 이미 오래 전부터 문화·관광사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문화의 향기 가득한 관광도시 고령”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해왔다.

고령은 고대왕국 대가야의 520년 역사와 전통의 향기를 간직한 유서 깊은 도시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우선등재 대상으로 선정된 `지산동 고분군`과 대가야의 역사유물을 집적해 전시하는 `대가야박물관`, 선사시대의 미술양식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유적 `장기리 암각화` 등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올해도 고령군은 이러한 역사·문화 유적들을 적극 활용해 관광에 접목시키는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새로운 관광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휴양`과 `레저`에도 방점을 찍어 “단순히 잠시 머물다 가는 관광지가 아닌 머물고 싶은 문화·관광·휴양·레저도시 고령”이라는 미래 청사진을 의욕적으로 그려갈 예정이다.

`세계 속의 가야문화특별시`를 지향하는 고령군이 2017년 추진할 주요 문화·관광사업은 △가야국 역사루트 재현사업(사업비 573억원) △부례지구 낙동강 레저휴양 공간조성사업(95억원) △2017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26억원) △워터파크 조성사업(민간투자 400억원) △대가야 종묘 건립사업(35억원) △모듬내 캠핑장 및 관광자원 개발사업(63억원) 등이다.

 

▲ 대가야 종묘 건립사업 조감도.
▲ 대가야 종묘 건립사업 조감도.

◆ 숨 쉬는 역사와 함께, 즐거움과 더불어, 환경을 생각하며…

먼저 올해 고령군 문화·관광사업의 핵심이라 할 `가야국 역사루트 재현사업`은 “가야문화권을 대표하는 광역관광거점 육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다.

지난 2010년 출발을 알린 이 사업은 2018년까지 고령군 대가야읍 고아리 안림천변 일대에 대가야생활촌을 조성하고, 연계자원인 장기리 암각화 또한 관광자원화 사업에 포함키는 프로젝트다.

여기에 이용될 부지 면적만도 10만2천㎡. 공방촌과 나루터, 고고학 발굴체험장과 주산성 전시관 등도 `가야국 역사루트 재현사업`을 통해 관광객들을 맞이하게 된다. `대가야 종묘 건립사업`은 고령군의 정체성 확립과 대가야 역사와 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 가야국 역사루트 재현사업 조감도.
▲ 가야국 역사루트 재현사업 조감도.

이미 고령은 고령읍을 대가야읍으로 행정구역 명칭 변경함으로써 향후 진행될 사업의 내적 토대도 마련했다. 이 사업은 대가야읍 지산리 인근에 추모사당과 스토리전시관을 건립하고 각종 휴게시설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사는 올해 10월 시작될 예정이며 2018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중석(57) 고령군 문화유산추진단장은 “대가야는 서기 42년에 건국돼 520년간 지속된 나라다. 어느 국가나 시조왕과 선왕에 대한 제사가 있었다. 대가야 종묘 건립사업은 이런 측면에서 그 의미가 가볍지 않다”며 “왕실의 사당인 종묘를 건립해 대가야 문명의 정통성을 잇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어우러진 역사교육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7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은 고령군이 강릉시, 광주 남구와 함께 “관광 여건이 좋고, 차별적인 관광 콘텐츠를 지녔으며, 잠재력이 큰 지자체”라고 평가받으면서 그 시작을 알렸다.

 

▲ 한중석 문화유산추진단장
▲ 한중석 문화유산추진단장

고령군은 “이 사업을 통해 대가야 고령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사업의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전문가 컨설팅과 세부 실행계획 수립과정을 거친 상태다.

고령군 관광진흥과는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국내외에 문화·관광도시 고령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지역 경제상황도 한층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드러냈다.

이외에도 친환경 레저공간을 지향하는 `부례지구 낙동강 레저휴양 공간조성사업`과 `워터파크 조성사업`, `모듬내 캠핑장 및 관광자원 개발사업`도 준비된 계획에 따라 착착 진행 중이다.

산악 어드벤처 체험시설과 바이크텔, 풋살장 등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여가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부례관광지(우곡면 예곡리)는 이미 많은 군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을 찾은 김홍철(58·덕곡면)씨는 “앞으로는 낙동강이 흐르고 뒤로는 산새가 노래하는 조용한 공간에서 취미생활인 암벽 등반을 즐기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 부례관광지 조감도.
▲ 부례관광지 조감도.

◆ 군관광협의회 출범과 `2017 대가야 체험축제`

위와 같은 문화·관광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미래 관광 진흥을 위해 고령군관광협의회(회장 이상용)도 지난 2월 출범했다.

관광사업자, 관광 관련 단체 관계자, 주민 등 9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고령군관광협의회는 “관광산업 육성을 통해 고령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협의회는 앞으로 `2017 대가야 체험축제`를 시작으로 특산품 판매와 캠핑 페스티벌, 고령 알리기사업과 관광 아카데미사업 등의 진행에 도움을 준다는 각오다.

 

▲ 고령을 찾은 어린이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 고령을 찾은 어린이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이상용 회장은 “농촌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관광과 문화의 도시 고령으로 가기 위해서는 회원과 군민 모두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에서는 곧 `대가야 체험축제`가 열린다.

오는 4월 6일부터 9일까지 대가야박물관 일원에서 진행될 이 축제에는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대가야 문화의 부흥을 기대한다”는 고령군민들의 염원이 담겼다.

고령군 관계자는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 다양한 먹을거리가 가득한 역사와 문화의 고장 고령으로 4월 가족여행을 오신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고장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고령은 오늘도 기억에 남는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발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2017 대가야 체험축제`에 관한 궁금증은 홈페이지(http://fest.daegaya.net)를 찾아보거나 054-950-6424(고령군관광협의회)로 문의하면 된다.

 

▲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에서 산책을 즐기는 관광객들.
▲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에서 산책을 즐기는 관광객들.

수학여행지로도 최고의 조건 갖춘 고령

고대유적·선현들 흔적 곳곳에

자신이 태어난 나라의 유적지와 역사현장을 둘러보고, 친구들과의 우정을 나누는 수학여행은 학창 시절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다.

많은 중고교생들이 수학여행을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고령은 고대 유적과 학문으로 이름 높았던 선현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고, 다양한 박물관과 체험 프로그램 등을 갖추고 있어 수학여행지로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거기에 깨끗하고 저렴한 숙소도 여러 군데다.

고령군청 관광진흥과는 고령을 대표하는 여행지로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과 대가야박물관, 대가야 왕릉전시관과 우륵박물관, 개실마을 등을 꼽았다.

대가야읍 지산리에 위치한 지산동 고분군은 700여 기의 고분이 작은 산처럼 솟아있어 장관을 이룬다.

여기서 출토된 토기와 철기 등의 유물은 인근 대가야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듣는 대가야의 역사가 학생들에게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준다.

가야금 연주의 대명사처럼 이야기되는 우륵의 생애를 한눈에 확인해볼 수 있는 우륵박물관과 순장무덤을 재현해놓은 대가야 왕릉전시관도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남학파의 거두인 문충공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문향이 살아있는 개실마을에선 민박체험도 가능하다.

미숭산 자연휴양림 주변에 자리 잡은 역사적 공간 신리마을 거쳐 `경북의 비경`으로 불리는 상비리계곡을 지나 대가야 농촌체험특구 원두막에서 바비큐를 즐기는 것도 권장할만한 코스다.

또한 고령에선 평소 해보기 힘든 특별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개실마을의 엿 만들기 체험과 떡메치기 체험, 가얏고마을의 가야금 연주 체험, 감자와 고구마 캐기, 딸기 수확, 모내기, 콩 타작, 손두부 만들기, 다슬기 줍기, 산나물 캐기 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각각의 계절마다 진행된다.

역사를 품은 관광지를 돌아보고 농촌체험을 마친 여행자들은 덕곡면 예마을이나 생비원, 또는 미숭산 자연휴양림에 위치한 숙소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전병휴·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