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는 학문의 발상지이고 민주주의의 고향이다. 경제 또한 탄탄해서 일본 다음 가는 부자였다. 케네디의 미망인 재클린이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 재혼할 정도였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망조가 들기 시작했다.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했고, 재정 수입보다 지출이 많았다. 빚은 쌓여갔고, 실업률은 23%였으며, 특히 청년 실업률은 60%를 넘었다.

사회주의자들은 선거때마다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했고, 국민들은 그 유혹에 넘어갔다. “공공부문 고용을 늘리겠다” “수당을 더 주겠다” 이렇게 되니 국민의 40%가 공직자였고, 그들 중 25%는 하는 일 없이 월급을 받았는데, 그 월급도 선거때마다 불어났다. 퇴직자가 없으니 청년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국고가 고갈되니 IMF ECB WTO 등에 돈을 빌렸다. EU 회원국이라 낮은 이자로 차관을 했다. 빚은 쌓여갔고, 외국 은행들은 “빌린 돈부터 갚고 다시 빌려가라” 했지만 갚을 형편이 못 됐다. 대외 신인도가 추락해서 더 이상 돈 꿀데가 없어졌다.

국제은행들은 `긴축재정`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공직자들은 정부의 말을 듣지 않고 밤낮 데모를 벌였다. “선거때마다 내놓은 약속과 다르지 않느냐. 줬다가 뺏는 법이 어디 있냐” 하니 정부도 할 말이 없었다. 별 수 없이 선박회사와 신전(神殿) 등 돈 될만한 재산들을 팔았다. 지금 그리스는 나라이름 하나만 남았을뿐 속에 있는 국부는 대부분 남의 것이다. 브라질도 같은 처지다. 2000년대까지는 남미의 부호였지만 좌파정권이 들어서면서 외국기업은 다 빠져나갔고, 지도층의 부패와 포퓰리즘 때문에 점점 거지꼴이 돼갔다.

한국은 대선을 앞두고 100만 공무원들의 표를 따기 위한 포퓰리즘이 난무한다. 성과평가·연봉제를 즉시 폐지하겠고, 공무원노조가 요구하는 11개 항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후보가 있다. 박근혜 정부가 애탄가탄 해놓은 개혁들을 모두 뒤엎겠다고 한다. 그리스나 브라질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자는 것인가. 국민이 정신 바싹 차려야 한다.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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