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는 `아마추어 육상 동호인 축제`인 대구세계마스터즈 실내육상경기대회가 개최됐다. 19일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개막된 이 대회에는 전 세계 75개국에서 4천700명의 육상동호인이 참가했다. 대구로서는 모처럼만에 맞이한 큰 국제행사다. 세계마스터즈 실내육상경기대회는 세계육상경기연맹(IAAF) 산하의 세계마스터즈 육상경기연맹(WMA)이 2년마다 개최하는 세계대회다. 2004년 독일 진델피엔에서 처음 열린 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대구에서 개최됐다.

대구시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을 성공리에 개최한 능력을 인정받아 2013년 이 대회를 유치했다. 다행히 대구대회는 세계인의 관심을 모아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돼 체면은 섰다. 동시에 대구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대구를 알릴 좋은 기회도 갖게 됐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경기침체 등 예상치 못한 한국적 상황이 벌어지면서 행사 분위기가 위축된 듯해 보여 안타깝다. 행사 열기와 시민 참여도 부족한 듯하다.

언론들도 대선 보도 등 시국상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대구세계마스터즈 대회에 대한 홍보가 소홀하다. 자연 대회개최 사실을 모르거나 행사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시민들의 참가 열기도 다른 국제대회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오래전 행사를 준비한 대구시는 대구를 찾은 외국인들과 대구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대회장 주변 곳곳에서 상설문화공연을 열기도 하고 외국인을 위한 도심투어와 전통문화체험행사도 기획했다. 서문시장 야시장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본래 세계마스터즈 실내육상경기대회는 세계육상 동호인들의 축제 행사다. 대회 참가에 따른 모든 비용은 본인 부담이다. 육상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건강도 챙기고 국제 기록경기를 즐기는 행사다. 35세 이상 생활체육인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영국의 찰스 어거스트씨는 98세의 고령으로 이 대회에 참가해 60m 달리기와 멀리뛰기에 도전했다.

대구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육상도시 대구와 관광과 문화가 있는 도시로서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대구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가 매력의 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알리는 데는 시민들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대구의 공기업인 대구도시철도공사 임직원들이 대구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에 적극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크로스컨트리 종목에 단체로 참여하는 모습이 바로 그런 태도다. 25일 대회 마지막 날 하프마라톤에는 권영진 대구시장 등 대구지역 유관 기관장의 참여가 있다고 한다. 대회개최의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시민들의 지속적인 응원이 있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