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봄 아베 총리가 `아베노믹스`를 발표하기까지의 20년. 정치는 혼란스럽고 경제는 얼어붙었다. 6년간 총리가 7명이나 바뀌었고, 아베 총리 자신도 2006년 1차 집권했다가 1년 1일만에 내려왔다. 그는 “어떻게 해야 이 정치 혼란과 불황을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5년간 연구한 끝에 “돈을 풀어 수출을 돕겠다” “기업을 도와 임금을 올리겠다” “보육원을 늘리고 야근을 줄여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구체적 정책을 내걸었고, 일본 국민은 그를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

아베 정권은 전 정권의 정책을 손질해서 계승했다. 일본 국민은 `정부에 대한 믿음과 협조`에 유난스럽다. 큰 실책만 없으면 잘 따른다. 지금 아베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50~60%로 나오는 것은 “일본 경제는 호황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분명 불황에서 탈출했다”며 잃어버린 20년을 졸업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수출이 늘고 주가가 오르고 취업난이 사라졌다. 일자리가 남아돌아 한국 취업준비생에게 눈을 돌린다. 기업과 정부와 국민이 `같은 방향으로` 달려간다.

아베노믹스가 가장 성공한 분야가 관광이다. `쿨 재팬(Cool Japan)`이란 구호는 2000년대 자민당 정권이 처음 내건 구호였는데, 민주당 정권을 거쳐 아베 정권에까지 이어졌다. `정책의 일관성·지속성`이 매우 중요하고 효율적이란 것을 아베 총리는 알았던 것이다. `내 정책`을 부각시키기 위해 `남의 정책`을 깔아뭉개는 짓을 하지 않았다. 그는 또 협치와 소통을 잘 실천했다. 각 부처 국장 이상 고위급들을 날마다 불러 현안을 묻고 조율했다. 부처간의 협력, 최선의 정책 도출이 일본관광을 살려냈다.

“한국은 지금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닮은꼴로 가고 있다”란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소비할 돈이 없고, 있다 해도 미래가 불안해 지갑을 닫는다. 정치가 불안정하니 기업은 투자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고용절벽은 심해진다. 국민은 두 쪽으로 갈라져 반목한다. 분단국가의 가련한 숙명이다. 대기업들은 외국으로 나갈 궁리만 한다. 정치혼란이 경제혹한을 재촉한다.

/서동훈(칼럼니스트)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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