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R 끝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

▲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세계 미들급 통합 챔피언전에서 게나디 골로프킨(오른쪽)이 다니엘 제이콥스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연합뉴스
현재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프로 복서인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이 힘겹게 미들급 세계 최강자 자리를 지켰다.

골로프킨은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세계 미들급 통합 챔피언전에서 12라운드 끝에 다니엘 제이콥스(30·미국)를 심판 전원 일치(115-112, 115-112, 114-113) 판정승으로 꺾었다.

WBA를 포함해 세계복싱평의회(WBC)·국제복싱협회(IBF)·국제복싱기구(IBO) 미들급 챔피언인 골로프킨은 이날 승리로 18차 방어에 성공했다.

37전 37승(33KO) 무패 전적도 이어갔지만, 지금까지의 17차 방어를 모두 KO승으로 장식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멋쩍은 승리였다.

골로프킨이 KO가 아닌 판정으로 승리한 것은 2008년 6월 8라운드 경기에서 아마르 아마리에게 3-0 판정승한 이후 8년 9개월 만이다.

골로프킨은 이날 경기 전까지 91.7%의 KO승률이 증명하듯 시원하고 화끈한 복싱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날 골로프킨은 위태위태했다.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이 선언된 뒤에도 골로프킨의 얼굴은 어두웠다.

전 세계 미들급 넘버 1(골로프킨)과 넘버 2(제이콥스)의 맞대결이었다. 지금까지 격돌한 선수 중 가장 위험한 상대를 만난 골로프킨은 초반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골로프킨 못지않은 인파이터인 제이콥스 역시 탐색전을 이어갔다.

왼손 잽으로 제이콥스를 조금씩 침식해 들어간 골로프킨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압박의 강도를 높여갔다.

결국 4라운드에서 골로프킨은 오른손 연타가 제이콥스의 안면에 적중하며 다운을 빼앗아냈다.

첫 다운이 나올 때만 해도 골로프킨의 승리로 손쉽게 끝날 듯 보였던 경기는 5라운드부터 양상이 달라졌다.

제이콥스는 사우스포로 번갈아 자세를 바꾸는 등 활발하게 움직였다. 골로프킨이 제이콥스의 움직임을 잘 잡아내지 못한 반면 제이콥스는 속사포 같은 연타 공격으로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아갔다.

8~11라운드에서는 위협적인 펀치가 제이콥스 쪽이 더 많았다. 마지막 12라운드에서는 골로프킨이 지친 듯 둔해졌고, 골로프킨은 클린치로 위기를 모면하는 데 급급했다.

5라운드 이후에는 대등한 경기였으나 심판진은 4라운드에서 다운을 빼앗아낸 골로프킨의 손을 들어줬다.

골육종을 이겨낸 `기적의 사나이` 제이콥스는 누구보다 골로프킨을 고전하게 했지만 끝내 승리는 따내지 못했다.

제이콥스의 전적은 32승(29KO) 2패가 됐다.

카자흐스탄 출신의 골로프킨은 외할아버지가 고려인으로, 한국계 복서로도 잘 알려졌다.

골로프킨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라이트미들급 금메달, 2003년 방콕 세계선수권 미들급 금메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미들급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6년 5월 프로로 데뷔한 골로프킨은 승승장구하며 세계복싱기구(WBO)를 제외한 거의 모든 복싱 기구의 미들급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