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국

나 어렸을 적 보름이나 되어 시뻘건 달이 앞산 등성이 어디쯤에 둥실 떠올라 허공 중천에 걸리면 어머니는 야아 야 달이 째지게 걸렸구나 하시고는 했는데, 달이 너무 무거워 하늘의 어딘가가 찢어질 것 같다는 것인지 혹은 당신의 가슴이 미어터지도록 그립게 걸렸다는 말인지 나는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어쨌든 나는 이 말을 시로 만들기 위하여 거의 사십여년이나 애를 썼는데 여기까지밖에 못 왔다. 달은 아직 그 달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보름달을 보며 하신 말 한 마디가 평생의 화두가 되어왔는데. 이제 시인이 그때의 어머니만큼 나이들어 다시 그 말을 떠올리니 어머니의 깊은 가슴 속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 평생을 속초에서 민초들의 애환을 써온 시인으로서 어찌 그 어머니의 뜻을 모르겠는가. 시인은 아직 그 달인 보름달을 보며 가슴이 미어터지도록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