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이 2년 연속 감소하면서 세계 수출 순위가 6위에서 8위로 두 계단이나 하락한 가운데 대구·경북의 수출이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초비상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수출은 전년과 비교해 2014년 2.5%, 2015년 14.7%, 2016년 10.1% 각각 감소했다. 중국의 치졸한 사드보복이 확대되고 있는 국면에서 비상하고 다각적인 대책이 절박해졌다.

2015년 기준 대구·경북권(대경권)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6%로 국내 5개 경제권역 가운데 가장 낮다. 1990년대까지 구미(전자·전기), 포항(철강), 대구(섬유)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수출에 중추 역할을 담당했던 대경권의 수출의존도(수출/지역내총생산)도 39.9%로 수도권을 제외하면 4개 경제권 중 최저다. 이 같은 현상은 세계경제의 저성장 장기화 외에도 지역 수출산업의 구조적 요인에도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진 강국들이 새로운 개념의 제품들을 만들어 수출함으로써 산업지형도를 바꾸어 나가고 있는데 반해, 대구·경북은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철강 등과 같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에 고착화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품목도 편중돼 있다. 수출품목 200여 개 가운데 무선통신기기·철강판·평판디스플레이와 센서·자동차부품·반도체 등 상위 5개 품목이 전체 수출액 절반을 차지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6년 수출액은 전년 5천268억 달러보다 5.9% 하락한 4천9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수출액은 1957~58년 이후 58년 만에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세계 10대 수출대국 중에서는 영국과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 순위도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8위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대구·경북 수출의 추락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생력 있는 수출기반 조성과 수출 다각화 및 고도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적극적인 연구개발투자 및 연구개발의 효율성 증진을 통해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보다 높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경제와 동남아경제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엔화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해외시장에서 일본과의 경쟁력이 취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시장인 중국의 사드보복 먹구름도 심상치 않다. 수출산업 구조조정과 함께 수출시장 다변화 등 복합적인 노력이 시급하다. 국토가 좁고 부존자원이 빈약하다는 상수(常數) 속에서 우리에게 `수출`은 운명적 돌파구다. 정신을 차리고 철두철미하게 대응해야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