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지역민·학생 합심
건립기금 모으고 땀흘려 건립
도교육청 부지매입 요구에
주민들 “있을 수 없는 일”

▲ 1975년 울릉주민과 학생들의 손으로 건립된 울릉학생체육관. 새로 신축할 경우 주차장과 체육관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김두한기자

【울릉】 속보=울릉군이 울릉학생체육관 신축 갈등<본지 2월 21일 자 10면 보도>과 관련, 법적으로 양여가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1일 울릉군에 따르면 1970년대 울릉도는 놀이 문화가 전혀 없었고 화산섬의 특성상 평지가 거의 없어 청소년 및 지역주민들이 운동할 공간이 부족한 상태였다. 당시 울릉초등학교는 학생만 1천여 명이었고 중·고등학생 등 울릉읍 도동리에 1천500여 명의 학생들이 있었다. 이 많은 학생이 직선 50m 정도인 작은 운동장 외에는 운동할 공간이 전혀 없어 체육활동은 엄두로 내지 못했다. 당시 경북도교육청에서 체육관을 건립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고, 결국 1975년 울릉주민들과 학생들이 체육관 건립에 나섰다.

당시 여객선 선주 김만수 씨가 100만 원(현 부지 시가 기준 3억 8천만 원 상당), 울릉고 20회 동창회 20만 원 등 총 68명이 824만8천원을 모아 부지를 마련하고 주민과 학생들이 합심해 체육관을 건립했다.

그래서 명칭도 울릉군체육관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생활체육과 학생체육이 통합돼 있었고 모든 체육업무는 교육청에서 관장함에 따라 체육관도 울릉교육청이 관리하고 있었다. 결국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난 1992년 토지 소유권이 울릉교육청에서 경북도교육청으로 이관됐다.

하지만 울릉학생체육관 부지는 기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울릉 주민들이 낸 성금으로 조성된 것이기 때문에 도교육청이 부지를 군에 양여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당시 성금 모금에 참여한 신창근(79·울릉읍) 울릉군노인회장은 “울릉도에 많은 청소년이 체육시설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당시 경북도교육청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면서 “도교육청이 지금에 와서 부지를 자신들의 땅이라고 우기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체육관 조성에 참여했던 양병환(54·울릉읍)씨도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나도 체육관을 갖는다는 생각에 열심히 땀을 흘리며 일을 도왔다”며 “도교육청이 매입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릉군은 학생체육관을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학생들을 위해 현대식으로 신축하는만큼 도교육청이 양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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