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간고등어 육로 운송 재현도 볼만한 거리

△간고등어, 안동의 문화!

안동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먼저 하회마을을 찾는다. 그들은 능소화 소담스러운 양진당 사랑채에 하룻밤 묵으며 새소리 지저귀는 종가의 상쾌한 아침을 맞아 안동간고등어로 조반을 하고 마을길을 따라 만송정 산책을 한다. 신명나는 가락에 맞춰 덩실덩실 어깨춤으로 한데 어울린 하회별신굿탈놀이 마당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그들은 또 해지도록 도산서원을 거닐며 동방의 주자로 불린 퇴계 이황의 시를 읊조리다 허기가 들면 탕과 숙채, 배추전과 간고등어, 상어 돔베기 산적으로 상을 차려낸 헛제사밥과 안동식혜를 먹으며 우리 조상의 지혜가 깃든 안동의 맛에 감탄한다. 한 도시, 한 나라의 문화를 말할 때 음식만큼 좋은 소재는 없다. 사람들은 이제 안동간고등어 한손으로 안동을 이야기하고 한국의 맛을 추억하며 그리워하게 된 것이다.

지난 1999년 9월 안동간고등어는 지역 문예단체, 대학생들과 함께 영덕에서 안동까지 `안동간고등어 육로운송 재현행사`를 열었다. 여명의 강구항을 출발한 운송행렬은 한낮에 황장재를 넘어 날이 저물어서야 안동 인근 임동의 챗거리 장터에 도착했다.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종착지였던 이 장터에 이르자 패랭이에 하얀 민복(民服)을 입은 간잽이가 고등어의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 씻고 왕소금을 뿌렸다. 지켜보던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부모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신기한 듯 즐거워했다.

이들은 해마다 안동에서 열리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막식에 초대돼 안동간고등어 육로운송 풍속을 재현해 보였다. 소가 끄는 달구지에 고등어를 싣고 앞장선 간잽이를 따라 만장꾼, 지게꾼, 등짐장수들이 행렬을 이뤄 하회탈을 쓰고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며 세계 각국의 공연단과 함께 거리를 누볐다.

1997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에 다녀간 관람객만도 1천만여 명. 이들의 가슴에 안동간고등어는 이미 안동문화로 기억돼 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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